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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령 농성자에게 소화기 뿌려... "과잉대응"

친일독재찬양 김인규 KBS 사장 퇴진 촉구 단식농성·촛불집회 풍경

등록|2011.08.05 14:18 수정|2011.08.05 14:18

▲ 8월4일 오후7시부터 진행된 친일독재찬양 KBS김인규퇴진 단식농성 촛불문화제 ⓒ 임순혜

▲ 8월4일 오후7시 진행된 친일독재찬양KBS김인규퇴진단식농성촛불문화제 ⓒ 임순혜




'친일독재찬양 이승만 다큐중단, 김인규사장퇴진촉구 릴레이단식' 농성장이 농성 이틀째를 맞은 4일 새벽 6시25분경 영등포구청과 경찰의해 강제 철거됐다.

철거 당시 영등포구청 10여 명의 직원들은 "KBS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철거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지난 2일 농성장이 차려진 이후 KBS 측에서 영등포구청 민원실에 농성장 강제 철거를 거세게 압박해 어쩔 수 없이 농성 텐트를 수거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대위는 규탄성명을 내고 "KBS의 치졸한 행태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 지금 KBS가 할 일은 민원을 빙자해 구청에 농성장을 철거해달라고 비겁하게 압력이나 넣을 일이 아니라 '친일파 비호 독재자 이승만 미화 5부작 다큐의 폐지 선언'이다"라며 "KBS에 요구한다, 구청 측에 철거 압력을 넣은 직원을 공개하고 문책하라, 농성참여 고령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농성장 텐트를 다시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새벽에 철거된 농성탠트를 다시세우는 모습 ⓒ 임순혜


▲ 철거된 농성텐트를 다시세우려하자 경찰200여명이 들이닥쳐 천막을 무너뜨리고 있다. ⓒ 임순혜



그러나  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3일차 농성은 계속 이어졌다. 3일째 단식농성에는 이명순 동아투위위원장, 정동익 전 동아투위위원장(현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정남기 80년해직언론협의회 공동대표 등 언론계 원로들이 참여했다.

4일 오후 4시에는 비대위와 함께 3개 4.19단체 회원 40여 명과 함께 KBS본관 앞에서 공동 집회를 열었다.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 공로자' 등 4.19혁명 3개 단체도 '이승만 미화다큐 중단'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4.19혁명단체 회원들은 성명서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반민특위를 해산하고 친일파를 등용했으며, 영구집권을 위해 공무원과 혁명을 동원해 부정선거를 치른 독재자"라고 규정했다.

또 "이승만 독재정권은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자유, 정의, 민주를 부르짖는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들이 대었고, 186명이 목숨을 잃었고, 3800여명을 부상시켰다"며 "독재자 이승만을 숭모하려는 KBS의 특집방송 계획은 수많은 4.19혁명 희생자의 피의 대가로 이룩한 혁명역사를 뒤업는 망령된 발상으로 민주주의 정통성 모독이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민민국 민주주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숭고한 4.19혁명 정신을 훼손시키는 KBS-TV의 이승만의 공고만을 내세워 미화하고 칭송하려는 다큐멘터리 방송시도를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 경찰이 무너뜨린 농성텐트를 오후9시경 시민들이 다시 세우고 있는 모습 ⓒ 임순혜


▲ 두번째로 다시 세우는 텐트를 경찰이 다시 무너뜨리고 있다. ⓒ 임순혜



오후 7시부터는 2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었다. '민언련 회원'의 공연과 진지한 자유발언도 이어졌으며, 비대위는 앞으로 매일 저녁 7시 KBS 본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촛불집회 후, 저녁 8시 반과 9시쯤 두차례에 걸쳐 농성 참여자들이 농성 텐트를 다시 설치하려고 했으나, 경찰은 병력 150여명을 동원해 텐트 설치를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농성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이기탁(76살, 좋은어버이들 회원)씨가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다행히 경미한 부상으로 밝혔다.

▲ 경찰이 다시 철거한 단식 농성 텐트를 두고 마무리 집회 중 ⓒ 임순혜



이날 농성장 텐트 설치를 막아선 경찰 일부가 농성 참가자들에게 소화기를 뿌려 논란이 일고 있다. 사월혁명회 등 4.19혁명 단체 회원과 한국전쟁 유족회 등 농성 참가자들이 촛불을 든 채 경찰과 대치했는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찰이 촛불을 끈다는 이유로 소화기를 뿌렸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소화기 분말을 연세 많으신 농성자들 얼굴과 눈에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대위는 5일 오전 회의를 통해 경찰에 공식 사과를 요구할 예정이다.

4일차 농성인 8월 5일에는 오전 11시, 비대위 회의에서 농성장 텐트 설치 저지 경찰 규탄 대응을 논의하며, 4일차 단식은 정혜열 한국전쟁 유족회 상임대표 등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족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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