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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으로 피서 다녀왔습니다

남는 것도 없을 텐데...

등록|2011.08.08 14:36 수정|2011.08.08 14:36

▲ 베트남 의상을 입으니 저도 꼭 그 나라 사람 같지요? ⓒ 홍경석


안녕하세요? 제9호 태풍 '무이파'의 극성으로 말미암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바람엔 제법 가을바람인 양 위장의 탈을 쓴 모습이 역력합니다. 하늘엔 또한 까만 먹구름이 자욱한 걸로 보아 작심만 했다손 치면 금세라도 장대비를 뿌려댈 기색이 농후하군요.

어제는 이 태풍에서 기인한 바람이 어찌나 강하게 불던지 그만 안방과 건넌방의 창문을 죄 닫고 잤습니다. 여하튼 오늘이 8월 8일이고 보니 이번 주만 지나면 아마 올 피서 시즌도 문을 닫을 개연성이 높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어찌 휴가와 피서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저는 지난 8월 4일부터 어제까지 나흘간 휴가를 누렸습니다. 첫날은 수통골에 가서 탁족을 했고 나오는 길엔 '유성 5일장' 구경을 했지요.

그리고 토요일엔 조치원에 가서 복숭아 축제를 구경하였고 이어선 고향의 초등학교 동창회에도 참석을 했습니다. 일요일인 어젠 전날의 과음한 심신을 다스려줄 요량으로 두문불출 쉬었고요. 그런데 어찌하며 이 글의 제목이 '베트남으로 피서 다녀왔습니다'냐고요?

이제부터 그 사연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토요일 제9회 복숭아축제가 열리는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소재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를 찾았지요. 행사장은 지척인 신봉초등학교 운동장에까지 설치되었더군요.

한데 그 행사장의 많은 부스 중에서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다문화 체험장'이 있었는데 눈에 확 띠는 베트남 고유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어주는 코너가 있더라고요. 하여 인상도 좋은 베트남 여성에게 다가갔지요.

"얼맙니까?"

단돈 1천 원만 내면 된다기에 냉큼 셈을 치렀지요. 그러자 베트남 아가씨(?)는 이내 제게 다가와 옷 입는 걸 도와주기까지 하더군요.

'어이구, 친절에 더하여 상냥도 하셔라! 돈 천 원 받으면 남는 것도 없을 텐데.'

그럴 즈음 그들을 인솔하는 한국인 여성 한 분이 즉석에서 인스탁스 카메라로 저의 베트남으로의 '피서' 모습 사진을 찍어 곧바로 건네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사진 찍는 걸 본 어떤 어르신도 호기심이 발동하셨는지 오시어 사진을 찍으시더군요.

"나는 예전에 월남전에도 갔다 온 사람이여."
"그러시군요! 그럼 제가 사진 한 장 찍어드릴까요?"
"그럼 고맙지."

이어선 바로 옆에 있던 중국과 일본, 그리도 필리핀 여성들도 모두 불러내 부스 앞에서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이제 올 피서도 끝물입니다. 어제 방송을 보자니 태풍으로 말미암아 제주도에 피서를 간 사람들이 비행기의 결항으로 돌아오지 못 하고 있다고 했는데 오늘은 어쩌려나 모르겠네요. 하여간 올 여름엔 저로 저 멀리 베트남으로 '피서 다녀온 거' 맞습니다! 그렇죠?^^
덧붙이는 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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