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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진해화학 터 '중금속 오염 심각' 뒤늦게 알려져

2007년 조사 보고서... 환경시민단체 "토양오염 정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등록|2011.08.16 16:35 수정|2011.08.16 16:35
30년간 화학비료를 생산했던 옛 진해화학 터에서 토양 오염이 심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곳은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데, 환경단체는 "토양오염 정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진해화학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전동 소재 공장에서 1967년부터 30년간 화학비료를 생산해 왔다. 진해화학은 1999년 도산했는데, 총면적 51만㎡(15만4000여 평) 규모다. 2003년 소유주가 된 ㈜부영은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 진해여성회, 진해여성의전화, 희망진해사람들, 마산YMCA,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16일 오전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옛 진해화학 터 토양오염 정밀조사 보고서 검토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현실에 근거한 토양오염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윤성효


옛 진해화학 터에 대한 토양오염 정밀조사는 2007년에 이미 시행됐는데, 그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최근 정보공개를 통해 보고서를 입수했다. 뒤늦게 토양오염정밀보고서 결과가 알려진 것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과 진해여성회, 진해여성의전화, 희망진해사람들, 마산YMCA는 16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면서 "토양오염 정화를 위한 민관대책기구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 옛 진해화학 터. ⓒ 마창진환경연합

보고서에 의하면, 옛 진해화학 터의 총오염량은 106만593㎡이며, 이 가운데 중금속 오염량은 20만7084㎡, 불소 오염량은 87만9051㎡, 기타 유류 등 오염량은 5438㎡, 폐석고는 78만㎡ 규모다.

니켈(Ni)은 21지점에서 기준을 초과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조사 대상지 중 공장 부지의 북서쪽 방향의 토양 약 10만㎡에 심토 3m 깊이까지 약 20만2258㎡의 토양에서 니켈이 우려기준을 초과하였다"면서 "오염 지역 주변의 배경토양의 니켈 함량도 우려기준을 초과하였다"고 설명했다.

불소도 나왔는데, 마창진환경연합은 "보고서에 보면, 석고 야적장에 있는 폐기물 78만㎡는 대부분 인산질 비료 제조과정 중 부산물로 발생되는 석고로 확인되었다"면서 "대부분 석고지대는 높은 함량의 불소로 오염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지하수 오염도 있었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 의하면, 납·불소·비소·카드뮴 함량이 공업용수 수질기준 이상 검출되었으며, 26개 조사지점 중 오염지점이 23개로, 지하수 오염 범위는 전체 부지 면적의 89%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먼저 창원시는 불소로 오염된 폐석고를 재활용하겠다는 ㈜부영의 행위를 즉각 중단시키야 할 것"이라며 "토양환경보전법에 준하는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이들은 "토양 정밀 재조사가 필요하다"며 "심각한 지하수 오염에 비해 지하 3m까지만 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토양정화계획서를 즉시 공개하고, 토양오염정화를 위한 민관대책기구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옛 진해화학 터의 오염 가운데 폐석고 등 처리에 대해서는 9월 중 용역업체를 통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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