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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공기업 통합으로 재원 확보

4년간 2310억원 절감 효과 기대... 재정위기 극복 '초강수'

등록|2011.08.24 12:42 수정|2011.08.24 12:42

▲ 송영길 인천시장이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 산하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인천시> ⓒ 한만송



인천시가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산하 공기업 4곳을 올해 말까지 2곳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이하 AG대회) 개최와 경제자유구역 조성을 위해선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하나 정부의 전폭적 지원은 녹녹하지 않은 상황이라, 시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기업 구조조정을 들고 나온 셈이다.

시는 도시개발공사와 관광공사를 가칭 '인천도시공사'로 통합하고, 메트로(=옛 지하철공사)와 교통공사를 가칭 '교통공사'로 올해 말까지 통합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인천도시공사를 통해 도시개발과 문화․마케팅 역량을 접목해 개발중심 도시를 문화 창조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교통공사를 통해 지하철과 버스 등의 교통 운영 정보시스템을 일원화해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시 산하 공기업 6곳의 부채가 2013년까지 총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AG대회로 인한 각종 인프라 사업에 수조원이 투입되는 상황이라, 시의 재정 여건은 좋지 않은 상태다. 2010년 말 기준 시 공기업의 전체예산 3조 8800억 원과 사업비 25조 원은 인천 지역총생산(GRDP) 50조 원의 12%와 50% 이상을 각각 차지할 정도로 방대하게 운영돼왔다.

특히 도시개발공사는 경제자유구역ㆍ구도심 개발 사업 외에도 인터넷교육방송, 하수처리장 환경개선 등에도 참여해 시의 재정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지난해 말 도시개발공사의 부채는 4조 8475억 원으로 시 채무액의 두 배에 가깝다. 이 부채는 2013년까지 7조 3387억 원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공사도 인천의 대표적 세금 낭비 사업으로 꼽히는 월미은하레일 등을 추진해 도마에 올랐다. 2015년까지 1500억 원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시는 공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향후 4년간 약 2310억 원의 예산 절감효과를 기대한다. 통합에 따른 중복․유사인력은 교육훈련을 통해 신규 주력사업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환경공단, 시설관리공단을 비롯해 8개 출연 기관에 대해서도 조직 진단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단행, 재정 건전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실제 서울과 부산은 5개, 대구ㆍ광주ㆍ대전은 4개, 울산은 2개의 공기업을 운영해 인천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시의 이러한 계획은 재정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지자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날 송영길 시장은 "시의 재정 여건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통합을 통해 공기업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한 뒤 "공기업 통합과 경영혁신 선언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 인천을 달성할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시 재정은 현재 세출이 세입을 초과하는 등 일반회계로 경상․의무적 경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최근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송도 6~8공구 사업 재조정(토지 매각) ▲세입 확충과 감축 경영 ▲공사․공단 경영 효율화 ▲경제자유구역 사업 일원화를 통한 영종․청라 개발 가속화 ▲구도심 집중 투자 등 5대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한편, 공기업 통합을 주장해온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시의 이러한 계획에 환영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지자체에서 감당하기 어렵고 인천시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AG대회 반납과 공공기관 통폐합을 주장해온 만큼, 시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시개발공사와 교통공사가 통합되는데, 어느 기관이 중심축이 될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업과 조직, 기능에 대한 구조조정도 필요하고, 그 내용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산하 공기업을 빚더미에 올려놓고 부실하게 기업을 이끌어온 책임자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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