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이주여성과 선주여성, 함께하는 영상교육

[우리 다문화 가정 이야기 30]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문화영상아카데미'현장을 찾아

등록|2011.09.06 17:38 수정|2011.09.06 17:38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사무국에서이 교육에 참여한 여성들 모여서 편집중인 작품의 의견교환중 ⓒ 야마다다까꼬



지난 8월 27일 '다문화영상아카데미' 현장을 다녀왔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아트레온 지하2층의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사무국에서는 그날도 이주여성과 선주민 여성들이 모여서 편집 중인 작품을 관상한 후 의견을 교환했다.

다문화 인문학 교육과 제작 워크숍 교육을 함께 진행하며

이번 다문화영상아카데미는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을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지금까지 이주여성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던 워크숍에서 벗어나 다문화사회와 여성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여성주의 다문화 인문학 교육과 제작 워크숍 교육을 함께 진행하는 아카데미이다.

영화제작실기와 인문주의 여성학 수업으로 꾸려지는 다문화영상아카데미는 아이다마을 영상반 활동을 하는 분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 외 총 8명이 모여 교육을 받았다.

지난 이주여성 추모제 영상을 편집하며이주여성들의 억울한 죽음을 줄이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 야마다다까꼬





이날은 3명의 교육 참여자가, 교육진이 모여서 미리 촬영하고 편집하고 왔던 작품들을 같이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확실하게 전하고 싶은 내용을 전할 수 있을까 진지하고 열심히 논의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인상적이었다.

그런 모습들 보면서, 나도 작년에 '이주여성영화제작워크숍'에 참여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에는 당사자로서 냉정하게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여러 일들이 겹치면서 하고 싶은 대로 촬영도 못했으며, 솔직히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정도 힘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도전한 것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었다. 뭣보다도 말만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우리의 삶을 영상에 담아 우리 아이들에게 기록으로 남긴 것에 보람을 느꼈다.

엄미란 씨와 막내딸 미주촬영교육중인 엄마 곁에서 같이 배우고 있는 중? ⓒ 야마다다까꼬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이주여성들의 억울한 죽음을 줄이고 싶어서

인천여성의전화 내, 아이다마을에서 영상을 배운 계기로 이번 교육에 참여하게 된, 중국 출신의 엄미란씨에게 물어봤다.

- 이번에 어떤 영화를 제작 중인가요?
"지난 6월에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이주여성들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있었고, 저도 참여하면서, 너무 마음에 아파서요. 이런 억울한 일들 줄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영화제작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답한 그녀의 눈빛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영상편집을 다시 검토중인 변성원 씨 (우측)머리속에서 생각하는 영상을 실제로 만들 낼 어려움을 겪으면서 ⓒ 야마다다까꼬




'다문화영상아카데미' 교육을 통해서 깨닫게 된 것

또한,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휴먼터치힐링연구소 소장이며, 이주여성 관련 논문을 준비하면서 이 교육을 알게 되어 참여하게 된 변성원씨에게도 물어봤다.

- 이번 영화를 통해 무엇을 얻었나요?
"제가 이주여성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하면서, 저도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같이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바로 이날, 그녀가 촬영하고 편집한 영상에 대해 사람들이 여러 의견을 전했는데, 진지하게 듣고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진행하면서 어떤 부분이 어려웠나요?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영상을 실제로 만들 것은 참 어렵네요. 그리고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게 할까 고민하게 되네요."

'다문화 영상 아카데미' 현장에는 작년과 같이 뭔가 같이 만들어 가겠다는 열기가 넘치고 있었다. 작년보다 더욱 충실한 교육 내용도 추가됐고 이주여성과 선주민 여성들이 다 함께 영상제작에 투입돼서, 더욱 높은 수준의 다양한 작품들이 탄생할 것이 예상된다. 이제 우리 이주여성끼리만 나누는 메시지가 아닌, 한 여성으로서 이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던질 것을 기대해본다.


지난 여름에 촬영한 작품들지난 7월부터 김진열 감독을 중심으로 촬영 교육이 시작했다.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문화뉴스(http://www.cyn.kr/)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