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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심상정·조승수 "진보대통합 위해 새 조직 만들 것"

당내·외 통합세력 규합해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 의사 밝혀... 진보신당 분당 가시화?

등록|2011.09.06 14:40 수정|2011.09.07 10:26

▲ 진보신당 조승수 전 대표, 노회찬 상임고문, 심상정 상임고문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노력은 중단될 수 없다'고 밝혔다. ⓒ 권우성


"당 안팎의 진보적이고 다양한 세력을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세력으로 조직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입니다. 우선 그렇게 하기 위한 조직적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진보신당 당대회의 후폭풍이 거칠게 불고 있다.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이 지난 4일 당대회에서 부결되면서 예견된 분당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당장 진보신당의 '간판'이던 조승수 전 대표와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이 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노력은 중단될 수 없다"며 '제3의 길'을 선언했다. 당대회를 통해 '독자 노선'이 공식적인 당의 최종 입장으로 결정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 진보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얘기였다.

노회찬 상임고문은 "다가오는 진보의 시대를 위해서는 진보정치세력의 폭넓은 결집이 관건"이라며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통합이) 부결되긴 했지만 진보대통합은 좌초되거나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보대통합을 어떤 방식으로라도 성사시키는 게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통합에 찬성한)절반이 훨씬 넘는 당원들과 힘을 모을 것이고 당 바깥에서도 진보대통합을 바라는 분들과 열어놓고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상임고문 역시 "모든 이념은 회색이고 오직 푸른 것은 민중의 삶이란 것이 저의 문제인식"이라며 "진보정치에 의지하고자 하는 국민들께 실질적 책임을 질 수 있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록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됐지만 진보신당 대다수 당원은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며 "이런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당 안팎에서 새로운 주체 형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보신당에 버금가는 주체 형성을 빨리 해 그 주체가 이제까지 논의한 협상의 결과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논의했던 양당 간 합의가 중단없이 추진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비상한 시기에 걸맞은 비상한 방법 필요"...  통합파, 집단탈당 혹은 제3지대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집단 탈당'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 외곽에 통합을 위한 새로운 '진지'를 구축하겠단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이들은 통합에 찬성하는 민주노총 인사들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에 참여했던 빈민3단체, '진보정치세력 연대를 위한 교수, 연구자 모임' 등과도 긴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미 출범해 있는 새통추의 합의가 실현되고, 특히 진보신당이 민노당과 합의한 민주적 당 운영 원칙 등이 지켜지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 건설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정치적 목표"라고 밝혔다. 사실상 진보신당 대의원들이 부결시킨 양당의 통합 합의문을 되살릴 수 있는 조직체를 건설하겠다는 얘기였다. 이 경우, 이들은 실질적으로 당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  

노 상임고문은 집단 탈당 혹은 제3지대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당내외에서 논의하겠지만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서울(종착지)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길이 있지만 어느 길로 갈지는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우선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조승수 전 대표 역시 "비상한 시기에는 그에 걸맞은 비상한 방법이 필요하다"며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새로운 조직은 당 바깥에 위치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민노당 등에 진보대통합에 대한 실질적 의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진보신당 내 통합에 찬성하는 당원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조직적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 대표는 "큰 방향은 정해져 있으나 (새 조직의) 가시화 여부 등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가까운 시일 내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7일 저녁 통합에 찬성하는 당내 인사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진보신당 내부 분화 가속... 당내 '복지파'는 야권통합운동 참여키로 

박용진 전 부대표를 비롯한 진보신당 내 복지파(대통합파)도 이날 야권통합운동기구 '혁신과 통합'에 공식 참여키로 결정하면서 분당 가능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진보신당 내에서 야권단일정당 건설을 주장해 온 '복지국가진보정치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진보신당 당대회는 민노당과의 소통합 시도의 좌절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소수파 전략에 갇혀 더 큰 진보로 나아가지 못하는 진보신당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안타깝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특히, "복지국가와 노동존중사회,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길에 모든 세력이 하나가 돼 겸허하게 어깨 걸고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국 각지의 진보정치 지지자들과 함께 어떠한 전제조건과 정치협상 없이 '혁신과 통합' 추진위원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박용진 전 부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 5일 50명 정도가 추진위원으로 참여키로 했고 오늘까지 합쳐 총 100명 정도가 합류할 것 같다"며 "'혁신과 통합'이 정당이 아닌 만큼, 이중당적은 아니지만 당에서 나가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당내 인사들에게도 설명한 적 있지만 지금의 당내 세력의 분화가 진보정치의 '포트폴리오 전략'이라고 본다"며 "사회당과 함께하자는 '독자파', 민노당과 통합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려는 '통합파', 야권단일정당 안에서 진보정치세력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대통합파'로 나눠서 2012년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파'는 김은주 대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새로운 당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사회당과 '새로운 노동자정당 추진위원회'는 지난 4일 진보신당 당대회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새로운 진보혁신정당을 건설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김은주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연석회의 최종 합의문이 부결된 것은 진보신당이 지금껏 지켜왔던 원칙과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준엄한 요구"라며 민노당·국민참여당 등과의 통합 불가 입장을 재천명했다. 그는 또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은 중단된 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혁을 실현해 나갈 제대로 된 진보정당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합의 파트너였던 민주노동당은 이날 저녁 수임기관 전체회의를 열고 이후의 행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요 안건은 통합 합의문 부결에 따른 임시당대회 소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8.28 당대회에서 통과시킨 합의문이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부결되면서 다시 당대회를 열 필요가 생겼다"며 "이르면 9월 중순께 당대회가 소집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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