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승리' 여론조사에 정몽준·친이계 "판도 변화"
박근혜 "정치권 새출발 계기돼야"... 정몽준 "많은 변화 있을 것"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취재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멋적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안철수 돌풍'과 관련해 "이번 상황을 계기로 해서 정치권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박근혜-안철수 대선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계는 '큰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지만, 정몽준 전 대표와 친이계는 현재 판도에 변화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6일 실시된 2개의 여론조사, 뉴시스-모노리서치와 CBS-리얼미터의 '박근혜-안철수 대선 가상대결 여론조사' 실시 결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전 대표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에 대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원인이다', '안철수 원장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면 현재의 지지도는 내려갈 수 있다'는 진단은 친박계·친이계가 일치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안 원장이나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 상당수 친박계 의원들도 언급하기를 꺼려했다. '안철수가 검증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인기투표식으로 이뤄진 여론조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기존 정치권 불신'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으므로 박 전 대표도 민심을 되돌려놓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은 나왔다. 한 친박 중진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정치혐오증을 씻어줄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지,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몽준 "많은 변화 있을 것"... 친이계 "절대적 인기는 없다"
당내에서 박 전 대표를 견제해온 쪽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루 전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대선 출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 했던 정몽준 전한나라당 대표는 7일 오전 '박근혜-안철수 여론조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발언을 연이어 해왔던 정 전 대표는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은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그러나 판도 변화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안철수 효과'로 인한 박근혜 대세론에 변화가 오리란 기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친이계에선 의미 부여에 더욱 적극적이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친이계의 한 국회의원은 여론조사 결과를 본 소감을 "쇼킹했다"고 밝히면서 "절대적인 인기는 있을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열풍'에는 컨벤션(일시적인 행사로 주목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런 결과가 처음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런 가시적인 결과 자체가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경남지역의 친이계 국회의원도 "박 전 대표가 현재 상태로 안주해선 대세론을 이어갈 수 없다는 걸 보여준 결과"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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