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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과 단일화? 야권단일후보는 시대적 요구"

[인터뷰③] 서울시장 출마선언 앞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록|2011.09.08 19:53 수정|2011.09.09 01:09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오연호 대표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야권후보단일화는 시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이 바라는 정치행태와 인물을 만들어내야지 구태의연한 방법이라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는 방법이라면 실망하지 않을까요?"


오랜 고민 끝에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8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의 대담에서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아주 단호했다. 야권단일화는 시대적 요구고 이를 거역하면 국민적 실망만 증폭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변호사는 "야권단일화를 위한 경로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혁신과 통합 등 여러 단체들이 모여 시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과정으로 단일화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숙 전 총리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6일 만남 당시 고민을 많이 하고 계셨고 결정을 안한 상태"였지만, "어쨌든 야권과 시민사회가 통합후보를 내야 한다는 것은 시대의 요구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박 변호사는 "야권과 시민사회가 현 정부 실정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시민들의 새로운 욕구를 반영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데 분열해서 나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조순 모델' 이냐, '김두관 모델' 이냐... "중요한 건 시민들 생각"

시민운동가다운 경선방법도 생각했다. 그는 "그 어떤 과정이 됐든 우리 시민들이 중심이어야 한다"며 "대부분 우리 시대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을 텐데 그 요구를 찾아 그 방법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민주당이 야권 내 중요한 정당"이라며 "그 분들과 협력하지 않고 이처럼 커다란 선거를 치를 수 있겠나, 설사 당선된다 해도 서울시의회의 80% 이상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분들의 협조 없이는 원만한 시정운영을 해나가기 곤란하다"고 피력했다.

다만, 많은 시민들이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있는 만큼 자신이 이 정당에 들어가느냐 들어가지 않느냐 하는 것보다는 시민들의 희망이 실망으로 변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순 모델'로 기호 2번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냐, '김두관 모델'로 무소속을 선택해 기호 7번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산에서 내려온 지 딱 3일째"라며 "치밀하게 고민해보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7일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민주진보연합당 건설운동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어떤 입장이냐는 물음에는 그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

박 변호사는 "우리 정치가 분열해온 상황에서 통합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항상 통합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라 내용과 절차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운동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참여해 힘을 합치고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진보연합당 운동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야권후보단일화, 시민들 감동할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한다"


다음은 박원순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현재 박 변호사가 다자 구도에서도 1위이지만 '누가 야권대표주자였으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상당히 높았다.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21 대 20 정도 근소하게 나온다. 박 변호사도 한 전 총리를 만났는데 앞으로 관계가 어떻게 되나?

"야권후보단일화의 경로에 대해 굉장히 많은 논의가 있다. 또 여러 단체들이 통합적 노력을 위해 활동 중이다. 며칠 전 탄생한 '혁신과 통합'도 그렇고. 많은 대화가 오가는 것 같다. 어찌됐든 야권후보단일화는 시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이 바라는 정치행태와 인물을 만들어내야지 구태의연한 방법이라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는 방법이라면 실망하지 않겠나."

▲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한명숙 전 총리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장철영


- 한명숙 전 총리와 지난 6일 만났을 때, 서울시장 보선에 단 한 명의 후보만 나가자고 합의했는데 잘 될 것 같나?

"한 총리도 (서울시장 보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계셨고 아직 결정을 안 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야권이 통합후보 혹은 단일후보를 내는 건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하셨다. 야권과 시민사회가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한) 시민들의 새로운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데 분열해서 나갈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 최근 박 변호사가 '조순 모델'을 택할지, '김두관 모델'을 택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순 전 서울시장은 민주당 후보가 돼 기호 2번으로 선거에 나섰고 김두관 경남지사는 무소속 후보로 기호 7번으로 선거에 나섰다. 선거를 잘 치르려면 어떤 모델이 좋다고 생각하나.
"지금 산에서 내려온 지 3일째다. (웃음) 어렴풋이 고민은 하고 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다들 논의하실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어떤 과정이 됐든 우리 시민들이 중심이어야 한다. '우리 시대에서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정말 간절한 소망들이 있다고 본다. 그것을 찾아서 그 방법으로 해가는 게 중요하다.

또 민주당은 야권 내 중요한 정당이다. 어떻게 그 분들과 협력하지 않고 중대선거를 치르겠나. 설사 당선되더라도 민주당이 서울시의회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분들과 협의 없이 시정을 원만히 끌어가기 힘들다. 물론 상당한 이들이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한다. 그러나 (야권단일후보 문제는) 제가 민주당에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희망이 실망으로 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백만민란' 대표 문성근씨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진보 연합정당을 만들자, 박 변호사가 동참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박 변호사는 민주당을 포함한 큰 틀의 민주진보 연합정당이 만들어질 필요가 높다고 보나.
"높다고 생각한다. 야권이 지금처럼 분열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통합을 분명 원하고 있다. 물론 통합한다고 모든 게 되는 게 아니다. 그 내용과 절차가 중요하다. (민주진보 연합정당 건설 운동에) 그런 노력이 있다면 기꺼이 같이 할 것이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오연호 대표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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