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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시련에 기죽지 않고 당당하다  서울 교육행정 일관되게 추진해달라"

[옥중 인터뷰] 곽노현 교육감, 가족들과 첫 면회... "영장판사, 실망스럽다"

등록|2011.09.10 19:07 수정|2011.09.10 20:24

▲ 교육감 후보 사퇴 대가로 2억원를 건넨 혐의로 구속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10일 새벽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 구치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황토색 반팔 수의를 입은 곽 교육감은 10일 오후 1시 30분, "성원하시는 분들 덕분에 마음이 편하다, 나는 시련에 기죽지 않고 당당하다"며 다음처럼 당부했다.

"서울 교육행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일관되게 추진했으면 좋겠다."

곽 교육감의 이 같은 발언은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그리고 혁신학교 사업 등을 변함없이 추진해달라는 당부로 해석된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곽 교육감의 옥중 목소리를 듣기 위해 그의 가족들을 통해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첫 면회에는 부인 정아무개씨와 가족 3명이 동석했다. 이들은 유리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마이크를 통해 곽 교육감과 만났다.

"주변 사람들이 책도 주고...불편한 건 없다"

일반 접견실 10호실에 나타난 곽 교육감은 편안한 표정으로 서면 인터뷰에 답했다. 기소 전 교육감직 사퇴 의사를 묻는 물음에 "이미 다 말한 그대로 계속 갈 것"이라고 밝혀 구속된 이후에도 사퇴 없이 교육감 직을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수감의 어려움이 없느냐'는 물음에 대해 "국가인권위 시절 많이 왔다 갔다해서 익숙한 환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곽 교육감은 2005년 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국가인권위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수감시설을 방문해 인권탄압에 대해 조사하고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 바 있다.

이날 서면 인터뷰는 구치소가 정한 접견 시간인 10분을 넘길 수 없었다. 다음은 곽노현 교육감과 나눈 일문일답.

- 지내기는 어떤가?
"너무 잘 있고 불편한 게 없다. 주변 수감자들이 성경도 주고 '단무도' 기초수련동작을 알려줬다. 뜨거운 물 6리터를 받아서 목욕도 했다. 규칙적으로 운동도 할 것이다."

- 구치소에서 어떤 생각을 했나.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 것처럼 시련이 나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단련하는 기회로 삼겠다. 나를 돌아보기도 할 것이다. 고난이 내게 유익이다. 더 단단하게 될 것이다."

"서울교육 행정 일관되게 추진했으면 좋겠다"

- 구속이 되었으니 정식 기소 전 사퇴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미 그것(사퇴)에 대해서는 말한 그대로 계속 갈 것이다. 시련이 닥치더라도 조금도 기 죽어 있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할 것이다."



- 어제 구속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검찰의 구속 영장 가설을 영장 판사가 받아들였는데, 실망스럽고 유감이다."

- 오늘 말할 시간이 많지 않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밖에서 성원하시는 분들 덕분에 내 마음이 편하다. (서울 구치소는) 국가 인권위 시절 많이 왔다 갔다 해서 환경이 익숙하다. 서울교육 행정이 흔들리지 않게 일관되게 추진해줬으면 한다."

준비된 질문을 다 하지 못했는데 접견실 마이크가 꺼져, 더 이상 인터뷰는 진행되지 못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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