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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홍성군 통합론 재점화

홍성은 끄떡, 예산은 글쎄

등록|2011.09.12 18:23 수정|2011.09.12 18:23
행정안전부의 행정구역 개편 방침을 빌미로 지난 2009년 홍성군의회가 일방적으로 예산·홍성 통합을 추진하다 불발로 끝나 논란이 됐던 통합론이 다시 부상하면서 지역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7일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이하 특위) 강현욱 위원장이 "시군구 통합은 자율통합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도청 이전부지가 2개 시·군 경계에 위치한 지역은 통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충남도청 이전지인 예산·홍성군과 경북도청 예정지인 안동과 예천이 이에 해당된다"고 밝히면서 불씨가 되고 있다.

그는 "2009년 자율통합을 추진할 당시만 해도 홍성군은 통합에 찬성한 반면 예산군은 반대의견이 많았지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가 출범한 이후 예산지역에서도 통합 찬성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조만간 예산군민을 대상으로 통합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당초 행정안전부가 시군구 통합은 인구 50만 명 기준을 전제로 도청을 없애는 대신 전국 70여개 준 광역시로 묶어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방침에 배치되고 있어 통합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9년 행정체제개편 바람이 전국적으로 거세게 일고 있을 때 예산군민들이 홍성군과의 통합을 탐탁지 않게 여긴데는 양 군의 재정자립도가 18%를 밑도는 상황에서 서로가 득이 될게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당시 지역민들은 통합 기준을 국토이용의 효율성과 발전 가능성은 생각치 않고 정치권에서 단순히 국회의원 선거구 중심으로 기준을 삼았다는 데서 반발한 것이다. 이 때문에 "보리쌀 세말을 합친다고 쌀 한말이 되겠느냐"는 예산·홍성·청양군을 빗댄 신조어까지 나왔다.

특위에서는 △해당 지자체의 주민이 인구 또는 면적이 과소하다고 느끼는 경우 △인구 또는 면적이 전국 시·군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경우 △인구가 최근 10년동안 상당히 감소한 경우 등을 1차적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지리·지형적 여건상 통합이 불가피한 지역 △생활·경제권이 분리돼 주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거나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지역 △역사·문화적 동질성이 큰 지역 △통합으로 지역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지역 등을 2차적 통합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예산·홍성·청양군을 통합한다 해도 인구가 20만명을 밑도는데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청양군은 청정지역, 예산군은 전통 농업군, 홍성군은 축산업이 발달된 정도여서 타 지역과의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당초 행정안전부의 취지대로 인구 50만명을 상회하고 경제적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높은 미래 지향적 통합이 되려면 예산군은 아산·당진과 홍성군은 서산·태안·보령시와, 청양군은 공주·부여·논산시와 통합하는게 적합하다는 의견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결론적으로 강 위원장의 충남도청 이전지인 내포시를 중심으로 예산·홍성군을 하나로 묶는 방안은, 특위측이 제시한 1·2차 기준에도 못미칠 뿐더러 행정안전부의 당초 방안과 큰 차이점을 보여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아니고서는 통합에 설득력이 없다는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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