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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주가 폭락에도 "한국 가장 건강"

[국감-정무위] 메가뱅크 필요성 재강조... 우제창 "외환위기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이..."

등록|2011.10.04 14:22 수정|2011.10.04 19:11

▲ 강만수 신임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3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뒤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 4일, 강만수 산업은행장이 한국 경제는 가장 건강하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강만수 은행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아, 저금리 고환율 정책으로 상징되는 'MB 노믹스'를 충실히 실행한 바 있다.

4일 주가 폭락... 강만수"한국은 가장 건강한 상태"

강만수 은행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세계 위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가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의 재정, 기업의 재무구조 등은 의식 있는 국가 중에서 가장 건강한 상태라는 게 국제적인 평가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에게 가장 좋은 찬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메가뱅크(초대형 은행)의 필요성을 재강조했다. 그는 "1997년 위기 때는 외국 자본들에게 M&A(인수 합병)를 당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인수합병을 할 찬스다, 이 찬스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제무대에서 규모가 되는 은행은 불가피하다, 일본과 홍콩 (은행)에 비해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낙후되고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만수 장관이 이런 발언을 한 시각, 금융시장은 비상상황이었다. 코스피는 1700포인트가 무너졌다. 코스피는 오후 1시 15분 현재, 전 영업일보다 5.36%(94.93포인트) 떨어진 1674.90포인트를 기록했다.

또한 코스피 200 선물지수가 장 개장 직후 5% 이상 폭락해,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5분간 중단하는 '사이드카'가 올 들어 4번째로 발동되기도 했다. 환율도 폭등해(원화 가치가 하락해), 15개월 만에 1200원(월·달러 환율 기준)을 돌파했다. 오후 1시 1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영업일보다 23.4원 오른 1202.4원이다.

또한 이날 통계청에서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중기물가안정 목표치(2~4%)를 넘어선 4.3%(전월 대비)를 기록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전날 한국금융연구원은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국정감사에서 우제창 민주당 의원(경기 용인 처인)은 "'IMF 위기' 당시 강만수 은행장은 재정경제원 차관이었다"며 "외환위기 책임을 지고 공직에서 물러났다"고 비꼬았다.

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 크게 줄어... "대기업 편중 경향"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산업은행의 중소기업 홀대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조영택 민주당(광주 서구 갑) 의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국정운영 철학이 대기업에 편중되는 경향이 산업은행에도 내포돼 있다"며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대출 비중은 2009년 64%에서 올해 8월말 현재 33%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한 "작년 대비 올해 8월 말 현재 시설 운영자금 대출 잔액의 경우, 대기업은 14% 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중소기업은 43.5%나 줄어들었다"며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금년 중소기업에 대한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은 작년에 이어 형편없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건 민주당 의원(전북 전주 완산갑)은 산업은행 퇴직 고위 임원의 산하기관 재취업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2008년 이후 고위 퇴직자 38명 중 28명이 산업은행이 지분을 소유한 회사에서 재취업했다, 또한 이들이 있는 19개 기업에 대해 신규·추가 대출이 승인됐다"며 "이러한 재취업으로 인해,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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