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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문하는 MB, '조공외교' 하지 말라"

[현장]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농민대회 열려... "한미FTA 국회 비준 반대"

등록|2011.10.06 20:07 수정|2011.10.06 20:07

▲ 6일 오후 한미FTA의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농민 1만5000여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 '한미FTA', '조공외교'라고 쓰인 상여를 불태우고 있다. ⓒ 선대식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 화염이 솟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한미FTA)의 국회 비준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한미FTA', '조공외교'라 쓰인 꽃상여를 태운 것이다. 경찰이 "해산하라"는 경고 방송과 함께 차벽 너머로 물대포를 쏘고 소화기를 뿌렸지만 헛수고였다. 농민들은 "한미FTA의 국회 비준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한미FTA저지 농수산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농민 1만5000여 명(경찰 추산 6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FTA 저지 전국 농어민 대회가 열렸다. 농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한미FTA는 농어업의 독약이다, 전 농수산물에 대한 전면 개방을 가져오는 재앙"이라며 "한미FTA 국회 비준이 아니라 농어업 문제를 해결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매국협상인 한미FTA를 강행한다면 우리도 실천적 투쟁으로 심판하겠다,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한 각지의 농어민 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한미FTA 국회 비준에 동의하는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철저히 심판하겠다"고 전했다.

농민들은 청문회 개최도 주장했다. 이들은 "쌀을 지켰다는 것은 대국민 사기였으며 이면합의를 통해 쌀시장마저 개방하기로 하는 등 아직도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한미FTA 국회비준이 아니라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 개최"라고 밝혔다.

▲ 6일 오후 한미FTA의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농민 1만5000여명이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 도로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 선대식


이날 발언대에 오른 이준동 한국농민연대 상임대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014년까지 쌀 재협상을 하겠다고 했고, 남경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국회는 농민들과 맞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며 "농민이 적인가? 정부와 국회가 농민한테 이렇게 대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석운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13일 미국을 방문하는데, 조공 바치듯이 한미FTA 비준을 헌납할 것"이라며 "한미FTA 비준 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농민들부터 앞장서서 한미FTA 비준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 국회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한미FTA 국회 비준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미FTA가 비준되면 99%의 농축산물의 관세가 철폐되거나 내려간다"며 "식량안보와 농업을 말살시키는 한미FTA 비준을 막기 위해 힘 모아 싸우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 농민대회가 끝난 후 농민들은 상여를 앞세우고 여의대로, 여의서로, 여의공원로를 통과해 국회 앞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국회 앞에서 차벽과 물대포를 앞세워 행진을 막았다. 농민들은 차벽 앞에서 상여를 불태웠다. 농민들은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한미FTA 국회비준을 거부하라고 요구하겠다, 한미 정상회담 후 한미FTA 국회 비준이 이뤄진다면, 농민들을 다시 국회 앞으로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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