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강아지도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말 씁니다
[서울형 혁신학교 이야기 ⑫] 한글날에 생각해 보는 서울형 혁신학교
저는 올해 3월부터 서울형 혁신학교로 지정된 신설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뜻을 같이하는 교사들과 '꿈의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형 혁신학교 이야기'는 함께 만들어가는 서울형 혁신학교 이야기입니다.<기자말>
어제가 한글날이었다지요? 1년 동안 푸대접만하던 한글을 '우수하다'느니, '과학적'이라느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느니, '훌륭한 우리말을 써야 한다'느니 하고 띄워주는 걸 보니 한글날 맞습니다. 늘 그렇듯이 '훌륭한' 우리 말, '한글'에 대한 관심은 하루가 지난 오늘(10일)부터는 바로 사그러질게 뻔합니다. 늘 그래왔듯이 말이지요.
학교 안에서도 영어로 된 말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학교교육과정만봐도 영어로 된 말이 많습니다. 대강 살펴본 일반 초등학교교육과정에 나오는 영어로 된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misson, vision, 학교 브랜드, '3s의 실천-stand, smile, speed' '학부모 위드인(with in) 프로그램', '학습 pianning festival', 'well-being school 협의회', '다빈치 프로그램', '퍼스트 학생(6up1down), 퍼스트 학부모(6up1down), 퍼스트 교사(7up1down), 퍼스트 학교교육(3up)', '학습 클리닉', 'ceo적 사고', '녹색문화벨트', 'I am sam으로 예복습 습관 효과적 정착', '사람 속에 꿈을 가꾸는 vip(vision, innovation, passion)교육', 'leading well 프로그램 운영', '아뜰리에 운영', '에디슨 교실', …….
학교 교육과정에 이런 영어가 많이 들어가게 된 것은, 최근 멋있게 이름 붙이는 바람이 불면서 더욱 심해졌습니다. 여전히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어려운 한자말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교육과정은 만드는 사람만 힘들게 만들 뿐 그 뒤로 읽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학교교육과정뿐 아니라, 초등학생들이 공부하는 초등학교 건물안에 써 붙인 글도 무슨 말인지 모를 어려운 한자말과 영어가 많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왜 써 붙인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서울형 혁신학교인 우리 학교는 처음 교육과정을 만들 때 선생님들이 회의를 하면서 꼭 필요한 경우를 빼고는 되도록 영어를 쓰지 말고, 이오덕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강아지도 알아들을 수 있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우리 말을 쓰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학교교육과정을 쓸 때나 학교 안 어디서든 쉽고 알아듣기 쉬운 우리 말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교육과정에 들어있는 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명교육의 바탕, 강명교육이 갈 길, 강명교육의 세 가지 가닥, 강명교육의 틀, 가람결 배움(문예체 교육), 가람빛 학교(토요교과통합체험학습), 꿈다래반(기초학습공부방), 누리반(특수교실), 디딤학년(1,2학년), 돋움학년(3,4학년), 자람학년(5,6학년), 디딤연구실(1,2학년 교사연구실), 돋움연구실(3,4학년 교사연구실), 자람연구실(5,6학년 교사연구실)….
학급 이름도 1반·2반이 아닌, 친근함이 묻어나면서 따뜻하고 쉬운 우리 말인 '산, 들, 강, 해, 달, 별'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렇게 붙인 또다른 뜻은 학급 반이 차례를 나타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리 학교는 교실이 이름 차례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또,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마음을 모아 제가 정리한 우리 학교 교가도 역시 쉬운 우리 말로 썼습니다. 쉬운 우리 말로 나타내는 것도 그렇지만, 그동안 전국의 모든 학교 교가마다 똑같이 들어있는 '**산과 ○○강의 정기를 받아~'라는 오랜 틀을 벗어나고자 함도 있습니다. 우리 학교 교가가 쉬운 우리 말로 되어 있고, 딱딱하지 않아서 우리 학교 아이들은 교가를 참 좋아하고 놀면서도 자주 부릅니다.
강명에서 우리 함께 꿈을 펼쳐요
- 이부영 작사 / 이범준 작곡
1. 산과 들을 지나 전해주는 강물의 꿈을 들어봐요
따뜻하게 세상을 비추는 햇살의 꿈을 느껴봐요.
저마다 품고 있는 무지갯빛 예쁜 꿈을
푸르른 강명에서 우리 함께 꿈을 펼쳐가요.
2. 강물처럼 날마다 새로운 우리들의 얘길 나누어요.
햇살처럼 환하게 세상을 비추는 노래 불러봐요.
혼자가 아닌 우리 함께 하는 꿈의 나래를
푸르른 강명에서 우리 함께 꿈을 나누어요.
따뜻하고 정다운, '강아지도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우리 말을 쓰는 서울형 혁신학교인 우리 학교는 하루가 지난 오늘도 한글날이고 1년 내내 모두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이 특별히 필요없습니다.
어제가 한글날이었다지요? 1년 동안 푸대접만하던 한글을 '우수하다'느니, '과학적'이라느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느니, '훌륭한 우리말을 써야 한다'느니 하고 띄워주는 걸 보니 한글날 맞습니다. 늘 그렇듯이 '훌륭한' 우리 말, '한글'에 대한 관심은 하루가 지난 오늘(10일)부터는 바로 사그러질게 뻔합니다. 늘 그래왔듯이 말이지요.
학교 안에서도 영어로 된 말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학교교육과정만봐도 영어로 된 말이 많습니다. 대강 살펴본 일반 초등학교교육과정에 나오는 영어로 된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misson, vision, 학교 브랜드, '3s의 실천-stand, smile, speed' '학부모 위드인(with in) 프로그램', '학습 pianning festival', 'well-being school 협의회', '다빈치 프로그램', '퍼스트 학생(6up1down), 퍼스트 학부모(6up1down), 퍼스트 교사(7up1down), 퍼스트 학교교육(3up)', '학습 클리닉', 'ceo적 사고', '녹색문화벨트', 'I am sam으로 예복습 습관 효과적 정착', '사람 속에 꿈을 가꾸는 vip(vision, innovation, passion)교육', 'leading well 프로그램 운영', '아뜰리에 운영', '에디슨 교실', …….
학교 교육과정에 이런 영어가 많이 들어가게 된 것은, 최근 멋있게 이름 붙이는 바람이 불면서 더욱 심해졌습니다. 여전히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어려운 한자말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교육과정은 만드는 사람만 힘들게 만들 뿐 그 뒤로 읽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학교교육과정뿐 아니라, 초등학생들이 공부하는 초등학교 건물안에 써 붙인 글도 무슨 말인지 모를 어려운 한자말과 영어가 많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왜 써 붙인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서울형 혁신학교인 우리 학교는 처음 교육과정을 만들 때 선생님들이 회의를 하면서 꼭 필요한 경우를 빼고는 되도록 영어를 쓰지 말고, 이오덕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강아지도 알아들을 수 있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우리 말을 쓰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학교교육과정을 쓸 때나 학교 안 어디서든 쉽고 알아듣기 쉬운 우리 말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교육과정에 들어있는 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명교육의 바탕, 강명교육이 갈 길, 강명교육의 세 가지 가닥, 강명교육의 틀, 가람결 배움(문예체 교육), 가람빛 학교(토요교과통합체험학습), 꿈다래반(기초학습공부방), 누리반(특수교실), 디딤학년(1,2학년), 돋움학년(3,4학년), 자람학년(5,6학년), 디딤연구실(1,2학년 교사연구실), 돋움연구실(3,4학년 교사연구실), 자람연구실(5,6학년 교사연구실)….
학급 이름도 1반·2반이 아닌, 친근함이 묻어나면서 따뜻하고 쉬운 우리 말인 '산, 들, 강, 해, 달, 별'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렇게 붙인 또다른 뜻은 학급 반이 차례를 나타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리 학교는 교실이 이름 차례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 우리 말로 된 학급 표시 우리 학교는 학급이름으로 친근하고 따뜻함이 있는 '산, 들, 강, 해, 달, 별'을 쓰고 있습니다. ⓒ 이부영
또,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마음을 모아 제가 정리한 우리 학교 교가도 역시 쉬운 우리 말로 썼습니다. 쉬운 우리 말로 나타내는 것도 그렇지만, 그동안 전국의 모든 학교 교가마다 똑같이 들어있는 '**산과 ○○강의 정기를 받아~'라는 오랜 틀을 벗어나고자 함도 있습니다. 우리 학교 교가가 쉬운 우리 말로 되어 있고, 딱딱하지 않아서 우리 학교 아이들은 교가를 참 좋아하고 놀면서도 자주 부릅니다.
강명에서 우리 함께 꿈을 펼쳐요
- 이부영 작사 / 이범준 작곡
1. 산과 들을 지나 전해주는 강물의 꿈을 들어봐요
따뜻하게 세상을 비추는 햇살의 꿈을 느껴봐요.
저마다 품고 있는 무지갯빛 예쁜 꿈을
푸르른 강명에서 우리 함께 꿈을 펼쳐가요.
2. 강물처럼 날마다 새로운 우리들의 얘길 나누어요.
햇살처럼 환하게 세상을 비추는 노래 불러봐요.
혼자가 아닌 우리 함께 하는 꿈의 나래를
푸르른 강명에서 우리 함께 꿈을 나누어요.
따뜻하고 정다운, '강아지도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우리 말을 쓰는 서울형 혁신학교인 우리 학교는 하루가 지난 오늘도 한글날이고 1년 내내 모두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이 특별히 필요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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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참고로, 우리 학교 교가 악보와 노래파일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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