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녹조로 뒤덮인 '공주보' 개방행사, 꼭 해야 하나

4대강공사 전에는 없던 금강 녹조 어떻게 하나

등록|2011.10.10 18:03 수정|2011.10.13 23:00

▲ 공주시 금강둔치공원 앞 강변이 녹조로 가득한 가운데 건너편에 공산성(사적 제12호. 둘레 2,200m. 웅진성(熊津城)·쌍수산성(雙樹山城)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강에 접한 표고 110m의 구릉 위에 석축과 토축으로 계곡을 둘러쌓은 포곡형(包谷型) 산성이다.)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주의 상징으로도 비교되는 곳이다. ⓒ 김종술


<오마이뉴스> 대전·충남 '시민기자 1박 2일' 행사를 마치고 8일 '4대강 전문기자' 최병성(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목사와 금강 백제보에 이어 공주보를 동행 취재했다.

금강 공주보 인근에 거의 도착 했을 때 한쪽 차선을 막고서 공사를 하는 신호수에 의해 차량을 정차하여 좌우를 둘러보던 중에 기존에 있던 자전거 도로를 뜯어내고 4대강 사업으로 자전거도로 길을 넓히는 공사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기존 자전거 도로는 공주와 부여를 연결하는 약 30km 정도로 평상시에도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늘 관리가 힘든 곳이다.

이는 본 기자가 2010년 자전거 도로를 취재하면서 당시 도로 강 쪽으로부터 잡초가 밀고 들어와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말썽이 된 곳이다. 이렇듯 관리 때문에 세금만 잡아먹는 곳에 도로를 넓힌다고 자전거 행렬이 이어질지 의구심마저 들 뿐이다.

▲ 곰나루 인근 준설이 이루어진 곳에서 발견된 도자기 파편으로 보아 상당한 연대를 지닌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 김종술


공주보 우측에는 공사가 한창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었으며 누가 '공주보'를 방문하려는 계획이 있는지 공사를 하는 SK건설사 소장님과 간부들이 직접 나와 영접을 준비한 것으로 보아 상당히 높은 사람이 개방을 앞두고 방문하기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다음날 확인한 결과 국토부차관이 다녀갔다는 소식을 다른 기자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문화재 지표조사 과연 제대로 이루어 졌을까?

▲ 조선시대 집터 문화재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장소에서 원안(4대강 공사로 준설이 이루어진 금강)과 불과 10여 미터도 안 될 정도로 가까운 곳에 강변이 있다. 또한 도자기가 발견되고 있는 곳과는 불과 10미터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 김종술


최 목사와 나는 곧바로 공주시 웅진동에 금강 변에 있는 곰나루(곰나루는 곰과 여인의 애틋한 사랑이 어린 나루터로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1987년 국민 관광지로 지정되었다.)로 도착하니 9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충남역사연구원에서 문화재 발굴을 하고 있다는 표지 석과 함께 울창하게 뒤덮고 있던 느티나무가 베어진 채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최 목사는 "지난번에 왔을 때만 해도 자리에 있던 나무를 누가 언제 베어 버렸지?"라며 줄자를 놓고 사진을 찍는다. 나는 발굴현장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강변으로 안내해 내려가면서 '4대강 준설 전에는 보이지 않던 도자기가 발길에 채일 정도로 널려 있다'라고 말하면서 강변에 도착하니 '공주보' 개방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보에 물을 채우면서 준설 장소가 물속에 대부분 잠겨 있었다.

▲ 금강 곰나루 인근 준설이 이루어진 부근 50미터 정도에 수많은 도자기와 토기로 보이는 파편으로 널 부러져 관련조사가 시급히 이루어 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 김종술


하지만 몇 걸음 걷기도 전에 최 목사가 "웬 도자기가 다양하게도 널려 있네요!"라며 두 대의 사진기에 기록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최 목사는 "도자기의 연대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전문가를 만날 수 없어 확인할 길이 없다"는 말에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4대강 공사를 하면서 문화재 지표조사가 한 달 반 만에 이루어져서 그동안 얘기로만 부당함을 말했는데 오늘 발견한 도자기 파편이 역사적 가치가 있다면 4대강 공사와 관련해 금강 쪽에서 처음으로 문화재 지표조사가 엉터리로 이루어졌다는 확실한 물증이 될 것이다"라는 얘기에 제발 그렇게 되어 4대강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으면 하고 바램을 가져본다.

다시 차량으로 돌라온 나는 최 목사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시간이 늦은 관계로 취재를 다음날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갔다.

공주시민의 놀이터 녹조로 가득 채우실 건가요?

▲ 멀리서 보았을 때는 죽어가는 금강을 위해 향을 피워 놓은 것으로 보았지만 가까이에서 확인한 결과 누군가 폭죽을 터트리기 위해 강변 모래에 꼽아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 김종술


9일 일단 '백제보' 김황식 총리님 "녹조 가득한 '백제보' 어떻게 다녀가셨나요?" 라는 기사만을 정리해 올리고 백제문화제로 떠들썩한 '공주보' 상류 금강둔치공원으로 다가가자 멀리서 누군가 금강에 제를 올렸는지 강가에 향을 피운 것처럼 막대가 꽂혀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누군가 불꽃놀이용 폭죽이 가지런히 꼽아놓은 것이었다.

▲ 한눈에 보아도 녹조(물이 부영양화 되면서 생기는 플랑크톤 덩어리와 죽은 시체로, 물과 공기가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고 햇빛을 가리며 독성가스를 발생시키고 물속의 산소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가 가득해 머지않아 모든 생물의 무덤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김종술


물가에 다가갈수록 악취와 함께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녹조(부영 양화된 호소나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부유성의 식물플랑크톤이 대량 증식하여 수면에 집적하여 물색을 현저하게 녹색으로 변화시킨 현상)가 어김없이 강변을 뒤덮고 있었다. 이미 예상은 했지만, 강의 수질은 물의 양 보다는 흐르는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깨닫게 되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수질을 살리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이 많은 녹조는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러고도 '공주보'개방 행사를 강행할 것인지 그저 한심한 생각만 들 뿐이다.

▲ 제 57회 백제문화제 마지막 날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녹조가 확인되고 있는 공산성 건너편 물속에 발을 담구는 고난도 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내리는 즉시 발부터 닦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김종술


흐르던 강물을 막았으니 당연히 녹조가 번성하겠지만, 최병선 목사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란 책을 인용하면, '녹조류 중에 특히 남조류는 단 한 개의 세포가 일주일 후에 1,000여 개, 2주일 후에는 무려 120만여 개로 불어나는 번식 능력과 물속에 번식하는 남조류는 수돗물을 만들 때 염소와 반응하여 발암물질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간독소로 작용하여 간 질환과 감암을 유발시킨다'라는 글귀를 보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이 공주시민들의 식수를 취수하던 백제대교 상류가 대청댐광역상수도로 대체되고, 올해 8월 30일 날 공주시상수도보호구역이 해제 공고된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

금강은 4대강 사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모래톱과 여울과 소가 반복되는 강줄기로 다양한 물고기가 살아가던 곳이었다. 건강한 강은 많은 물이 아니라 하천의 다양한 환경에서 나오고,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이 있어야 여러 종류의 생명들이 강에 깃들고, 서로 다른 습성을 지닌 생명들이 상호 작용하여 수질을 맑게 하는 것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