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손해 보는 FTA 받아들이지 않겠다"
정당대표 연설..."여당 강행처리 결코 안 돼"
▲ 손학규 민주당 대표. (자료사진) ⓒ 유성호
"'준비가 안 된 FTA'는 받아들일 수 없다, 또 협상을 잘못해 이익보다 손해가 많은, 즉 '손해 보는 장사 FTA'는 받아들이지 않겠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1일 KBS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이 같은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비준안 처리를 미뤄 이익을 관철해 낸 것을 들며 "왜 우리는 지금의 손해 보는 FTA안을 거부하고, 우리 국익에 맞게 재협상해야 한다는 말을 못하느냐"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손 대표는 "야당이라서 FTA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민주당은 자유로운 통상정책을 지지한다"며 "재재협상을 통해 다시 균형을 맞춰야 한다, 민주당은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현방안 '10+2 재재협상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중 첫 번째가 주권보호로 지금의 한·미FTA는 미국의 국가이익이 한국의 법보다도 위에 있도록 한 상황"이라며 "또 다른 것은 서민과 중산층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농어민 보호는 물론 중소상인을 보호하는 장치가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사정이 이러함에도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계기로 이달 중 한·미 FTA를 단독처리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FTA를 무리하게 통과시키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하루 전인 10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기간에 미 의회에서 한·미 FTA 발효를 위한 이행법안이 통과될 예정임을 언급하며 국회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손 대표는 "손학규와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일방적 강행처리만은 결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천명한다"며 "단독 강행처리한다면, 국민의 저항과 국론 분열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손 대표는 "월가의 시위는 미국의 일반 국민과 서민들이 사람의 가치를 무시한, 사람 위에 군림하려는 금융자본의 횡포에 꺼내 든 옐로우 카드"라며 "이제 우리는 경제를 위해, 기업을 위해 희생하는 사회를 더 이상 용납하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손학규와 민주당이 지금의 한·미FTA 비준안을 반대하는 까닭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경제정의를 통해 정의로운 복지사회를 세우고, 함께 잘 사는 나라의 비전을 키워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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