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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점퍼', 박근혜 옆으로 오지마!

박 전 대표, 조용한 선거운동 계속... MB 사저 등 현안에도 '침묵'

등록|2011.10.16 19:49 수정|2011.10.18 14:02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에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6일 서울 남산타워에 올라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16일 오후 3시 50분께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노숙자 '다시서기상담센터' 앞.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가 건물 앞에 내렸다. '나경원'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한나라당의 파란색 점퍼를 입은 장년의 남녀 10여 명이 그 주변으로 다가갔다.

박 전 대표 쪽의 한 인사는 곧바로 "이 양반들이 콘셉트를 모르네"라며 이들을 제지해 철수시켰다. 주장하기 보다는 들으면서, 요란하지 않게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접근하겠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선거지원 기조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가능한 로우-키(low key)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기본적으로 오세훈 전 시장과 한나라당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런 기조가 맞다"고 말했다.

박근혜의 '낮은 자세' 선거운동... 왜?

그는 또 "우리 당이나 박원순 후보 모두 낮은 톤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이게 지금 시민의 분위기나 정서에도 맞고 방향도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전 11시 서울시 교통정보센터(토피스)방문부터 선거지원을 시작한 박 전 대표는
이어 종로경찰서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전·의경들과 함께 식사했다. 박 전 대표는 종로서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 때 사망한 고 최규식 경무관과 고 정종수 경사의 동상 앞에서 묵념을 하기도 했다.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에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경찰서를 방문해 경찰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소방재난본부를 거쳐 남산타워를 방문해서는 일반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남산 정상 팔각정에서는 방문객들의 촬영 세례를 받았고 그 역시 적극적으로 인사를 건넸다. 박 전 대표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과 취재진이 엉키면서 혼잡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초등학생이 "나중에 꼭 대통령 되세요"라고 말하자 박 전 대표는 "정치를 아주 잘 아는 어린이네요"라고 화답했다.

한 한나라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먼저 다가가기 보다는 기다리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먼저 손을 내밀고 인사를 건네고 있다"며 "이전과는 달라진 장면"이라고 말했다.

내려오는 길에도 가족을 포함한 많은 방문객들에게 인사를 받았다. 한 할아버지는 "좋은 일 많이 하세요" "육(영사) 여사님과 많이 닮았네요"라고 인사를 건넸고,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인사를 시킨 한 50대는 "오늘 대박이다"라고 환호하기도 했다. 국립극장 앞에서는 대기하고 있던 주부들, 시민들과 10여분간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민심이 어떻다고 보느냐"는 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냥 편하게 걸으시죠"라고 피해 갔고,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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