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민의 '허파' 다가공원 곳곳 생채기
밤에는 우범지역 '전락'... 당국 무관심 슬럼화 가속
▲ 전주 다가공원전북 전주시민의 ‘녹색허파’이자 도심 속 대표공원으로 잘 알려져 있는 다가공원이 본래 기능은 상실한 채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 전북중앙신문
"전주시는 슬럼화되다시피 한 다가공원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등 종합계획을 수립, 푸른 숲으로 어우러진 시민휴식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콘크리트 길 양측에는 고사한 나무가 '숨'이 붙어 있는 단풍나무 등 가지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었다.
옛 무예 수련장의 활터를 일컫는 천양정에서 불특정 다수가 무섭게 쏘아대는 화살을 '운'에 맡긴 채 공원 중간에 다다르자 뾰족한 철근을 드러내면서 양 기둥만 앙상하게 남은 콘크리트 벤치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전주의 '녹색허파'이자 도심 속 대표공원으로 잘 알려져 있는 다가공원이 본래 기능은 상실한 채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상당수 기본 시설이 콘크리트로 덮여 있는 등 수십 년 전 설치된 것이어서 미관은 물론, 안전에도 위협을 주는가 하면, 고사한 나무가 곳곳에 방치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전주시에 따르면 관내 공원시설 213개소의 면적은 2만2천315㎢로, 전체 도시계획 면적의 10.8%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가공원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장점으로 지역의 대표적 도심공원으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날 찾은 다가공원은 조성된 지 수십 년이 흐르면서 곳곳에서 시설물이 파손되거나 방치된 채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추락방지를 위해 설치된 난간이 중간에 끊기면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가 하면, 햇빛이 내리쬐고 있는 가운데 정상에 설치돼 자율작동이 가능한 서치라이트가 '에너지 절약'이 무색하게 작동되고 있었다. 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범벅이 된 상태에서 노후시설과 행정당국의 무관심이 더해져 슬럼화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임종덕(61·전주시 진북동)씨는 "(내가) 젊었을 때와 지금의 다가공원은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방치되다시피 한 상태다"라며 "밤에는 청소년과 부녀자 등이 접근하기 꺼려하는 우범지역으로 전락했다"며 "다가공원을 전주를 상징하는 도심명물로 단장해 건강에 좋은 나무와 꽃으로 꾸민 숲공원으로 조성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주시 완산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해당 계장이 이틀간 교육을 간 상태다"며 "다가공원에 대한 종합계획 수립 등은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 완산구청은 기자의 다가공원 일반현황 등 관련 자료요청에도 불구, 17일 오후 9시 기준으로, 일체 제공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북중앙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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