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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도가니' 위원장=도가니 변호사(?)"

진주지역 야4당, 김재경 의원 사무소 앞 기자회견... "진상조사위 위원장 사퇴촉구"

등록|2011.10.19 14:29 수정|2011.10.19 19:23
김재경 국회의원(진주을)이 한나라당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진상조사 및 피해자 지원위원회'(아래 '도가니진상조사위') 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진주지역 야당들이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진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진주(갑·을)위원회는 19일 오전 김재경 의원의 진주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미영·강민아·류재수 진주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이 변호사 시절 '진주판 도가니 사건' 가해자측 변론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진주지역 야4당은 19일 김 의원의 진주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경 의원은 한나라당 도가니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 김영훈


김재경 의원은 변호사 시절 '진주판 도가니 사건'의 가해자 변론을 맡았던 것이다. 장애학생 교육시설인 A학교에서 교사가 제자를 성폭력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고, 그 교사는 유죄가 인정되어 구속되기도 했다.

이날 진주지역 야4당은 "도가니 위원장=도가니 변호사(?), 김재경 의원은 한나라당 도가니 진상조사위원장 사퇴하라"는 제목의 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은 도가니 사건에 대한 본질적 접근은 외면한 채, 또 하나의 가면극인 '도가니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김재경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진주판 도가니사건'에 대해, 야4당은 "A학교 성폭력 사건은 학교 교사가 장애인 학생을 2년여에 걸쳐 성추행한 사건으로, 해당 학교는 물론 교육청까지 이를 무마하려고 애를 쓴 제2의 '도가니' 사건이었다"면서 "김재경 의원의 과거 행위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더럽고 추악한 거악(巨惡)의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야4당은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 김재경 의원이 밝힌 입장에 대해 비난했다. 김재경 의원은 "무죄추정의 원칙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참작해본다면, 수임을 거절하기는 어려운 입장이었다"거나 "변호인과 법조인으로서의 윤리에서 한 치도 벗어난 변론을 하지 않았다고 자부할 만한 사건이었다", "등원 전 변호사로서 맡은 사건을 빌미로 진상조사를 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숨겨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입장과 관련해, 야4당은 "당시 가해자는 추악하게도 자신의 범죄 사실을 항소심까지 계속 부인하였고, 재판부의 범죄사실 유죄 확정판결로 4년형을 선고 받게 되었다"며 "아무리 대한민국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할 자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불가항력의 장애인 성범죄 피해자를 상대로 거악 성폭력 가해자를 변호했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야4당은 "김재경 의원이 변호사로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할지라도, 어린 장애인 성범죄 피해자에게 가혹한 2차, 3차 성폭력을 자행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며 "한나라당은 이제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도가니사건에 대해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장애인 성폭력 사건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김재경 의원의 이전 행적에 대해서 철저하게 검증하고, 도가니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 임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김재경 의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어린 장애인 성범죄 피해자에게 준 엄청난 고통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지금 당장 위원장에서 스스로 사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촉구했다.

진주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18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경 의원의 위원장 사퇴와 함께 사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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