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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영남문학> 제6회 신인상 수상자 발표

시 강시현, 소설 박은지, 수필 이종수 이철우, 동시 안연미 당선

등록|2011.10.31 10:15 수정|2011.10.31 10:15

▲ <영남문학> 제6회 신인상 수상자들의 면면 ⓒ 정만진

'문학예술의 지방화, 그리고 대중화'를 내걸고 대구에서 발행되는 계간 문학종합지 <영남문학> 신인상 수상자가 결정, 발표되었다. 공영해, 김상삼, 권영세, 박해수, 이태수, 장사현, 조영일 제씨가 심사를 맡은 이번 제6회 신인상에는 시에 강시현, 소설에 박은지, 수필에 이종수, 이철우, 동시에 안연미 제씨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간(時間)의 왜곡(歪曲)
강시현

목이 부어오르는 새벽 공기
길을 잘못 든 가을 새
발 깍지 끼고 전선에 앉아
곤하게 밥벌이 가는
뒤틀린 걸음걸이 훔쳐보고 있을까

카리브해(海)의 닭살 돋은 난민 뗏목을 타고
동경만(東京灣)으로 밀입국하다니

분서갱유(焚書坑儒)의 책 타는 소리 뼈 부러지는 소리 딱딱
그 뒤뜰에 운우지정(雲雨之情)이 있어
간드러지는 헤픈 웃음소리 황하(黃河) 밖에서 들린다

이태수 심사위원은 강시현 시인의 시를 두고 "아픔으로 점철된 현실이나 역사적 현실을 준열하게 바라보는 휴머니티와 연민을 육화하고 있으며, 그 비애를 순탄한 구문에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심사평에서 밝혔다. "다만, 서술체 문장과 상투적인 표현 등이 시적 묘미와 거리를 떨어뜨리는 감이 없지 않으며, 감정 절제와 함축의 미덕 등도 아쉬운 대목"이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으면서 "앞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기량이 엿보여 선에 넣었다"고 선정 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권영세 심사위원은 안연미 시인의 동시에 대해 "할미꽃과 민들레의 홀씨가 바람에 날려가는 것을 보고 바람을 이발사로 형상화한 것은 바로 시인이 동심으로 찾아낸 새로운 발견"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투철한 문학적 도전의식을 가지고 동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소재 선정의 참신성', '시적 표현의 독창성' 등에 많은 노력이 있기를 바란다. 동시인으로서 대성하기를 기원한다"는 축하 당부를 곁들였다.

이발하는 날
안연미

바람은 이발사

오늘은
할미꽃과 민들레 차례

후우욱 후욱!
꽃들을 차례대로 세워서
하얗게 센 머리를 깎아주고

돈은 안 받고
머리카락만 가져간다.

당선자들의 작품은 <영남문학> 2011년 가을호에 게재되었다. 박은지의 소설 <악몽>, 이동수의 수필 <자기충족예언>, 이철우의 수필 <마음 밭>, 강시현의 시 <하지의 나뭇잎> 등 3편, 안연미의 동시 <웃는 할미꽃> 등 3편이다. 시상식은 12월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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