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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여·야 대치 일시 '휴전'

남경필 "오늘 한미FTA 논의 않고 예산안 심사만"... 민주당, 비상연락망 가동 중

등록|2011.11.01 11:48 수정|2011.11.01 11:48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핵심 쟁점으로 대두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합의안 도출이 실패하며 여야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경필 위원장이 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이날 남경필 위원장은 회의장 문을 막고 있던 야당 의원들에게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오늘 처리하지 않을 것이며, 통일부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 대한 2012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만을 심사하겠다고 설득해 회의가 개최됐다. ⓒ 사진공동취재단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100% 다 얻으려는 협상이 어디 있나." -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할 때 양당이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는 것을 전제했다.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 - 김동철 민주당 의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1일 전체회의를 열어 통일부 등에 대한 예산심사를 시작한 가운데,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전 외통위원장실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야당 의원들에게 "오늘은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며 "예산안 심사까지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농성 해제를 촉구했다. 남 위원장의 '약속'에 대한 양당 간사 협의 이후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는 통일부 등에 대한 예산심사만 진행됐지만 전날 충돌 상황에 대한 양당의 앙금은 여전했다.

유선호 민주당 의원은 가장 먼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남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외통위를 일방 소집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 독소조항인 투자자 국가 소송제(ISD)에 대한 논의가 좀 더 충실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은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문까지 만들었는데 민주당이 어긴 것"이라며 여·야 대치 상황에 대한 민주당의 책임을 물었다.

"저도 할 말이 많다"며 유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만류하던 남 위원장도 거들고 나섰다. 남 위원장은 "유 의원께서 충분히 토의하고 민주적 절차를 거치자고 하셨지만 저는 충분히 토의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회의를 여는 게 민주적 절차이지, 어떻게 문을 점거하고 (회의장에) 못 들어오게 하나"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남 위원장은 이어, "민주적 절차를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하루 정도 여·야 간 대화를 할 시간을 드린 만큼 여·야 원내대표가 돌파구를 찾아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서는 존중되야 할, 귀중한 약속이었다"며 "우리가 그날 약속하고 말했던 것들을 진정성 있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야 원내대표가 지혜를 모으겠지만 외통위도 해야 할 일을 마냥 놓지만은 않겠다"며 "물리력 동원해서 회의를 막는 건 최대한 막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외통위를 포함한 각 국회 상임위에서 예산안 심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되, 한미FTA 비준안 기습처리에 대비해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고 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안을 기습상정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원내대표실을 베이스캠프로 해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겠다"며 "상임위에 참석해야 할 의원, 외통위로 갈 수 있는 의원 분들을 점검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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