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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전설, 마이클 잭슨이 남긴 '별'을 찾았다

[두두의 미국 여행기 4]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명소와 게티센터를 다녀와서

등록|2011.11.03 09:54 수정|2011.11.03 13:21

▲ 할리우드 그라우맨스차이니즈 극장(Grauman's Chinese Theatre) 앞바닥에는 유명 스타들의 손과 발자국 등이 새겨져 있다. ⓒ 김연옥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막연하나마 우리 교포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도시 정도로 생각할 것 같다. 그중에는 지난 1992년에 이곳서 일어난 흑인 폭동 사건을 마음 아프게 기억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영화계에 종사하거나 평소 영화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 영화 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Hollywood)를 떠올리며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펼지도 모르겠다.

지난 8월 20일, 나는 일행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로 가게 되었다. 하루가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이 도시에 머물며 과연 어디를 빠뜨리지 않고 구경해야 후회가 없을지 우리는 당장 머리를 쥐어짜야 했는데, 마침 한인 택시기사를 만나 일이 수월하게 풀렸다. 렌터카 사업을 하다 실패하고서 택시를 몰게 되었다는 그는 재기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열심히 구상 중이라 했다.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에 처음 발을 내디뎠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낯설지 않은 이유는 바로 우리 교포들을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한국 음식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 우리는 일단 한인 식당인 '호돌이한분식'에서 점심으로 두부찌개, 육개장 등 여러 음식을 골고루 시켜서 먹은 뒤 그라우맨스차이니즈극장(Grauman's Chinese Theatre)을 향했다. 

스타들이 숨쉬는 할리우드 거리에 가다

▲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 팝의 영원한 전설, 마이클 잭슨의 별 앞에서 유독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 김연옥


그라우맨스차이니즈 극장은 단연 으뜸가는 할리우드 명소이다. 유명 스타들의 손과 발자국이 극장 앞바닥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어 좋아하는 배우 이름을 찾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나마 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 1990년)에서 줄리아 로버츠와 열연한 리차드 기어(Richard Tiffany Gere)의 이름을 찾게 되어 다행스러웠다.

▲ 리차드 기어의 이름을 찾았다! ⓒ 김연옥


▲ <해리포터> 출연 배우들의 손도장 ⓒ 김연옥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호텔이 '베벌리윌셔 호텔(Beverly Wilshire Hotel)'로 할리우드와 인접해 있는 베벌리힐스(Beverly Hills)에 위치해 있다. 베벌리힐스는 할리우드에 가까이 있다 보니 잘나가는 영화배우나 사업가들이 이곳에 살기 시작하면서 호화로운 고급 주택가가 형성된 도시로 로스앤젤레스와는 별개의 행정구역이다.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있다면, 세계적 패션가인 로데오 드라이브(Rodeo Drive)에 들르면 된다. '샤넬(Chanel)', '루이비통(Louis Vuitton)' 등 소위 명품을 취급하는 상점들이 다 모여 있다.

그라우맨스차이니즈 극장 앞을 중심으로 해서 영화, TV, 라디오, 음악 분야의 스타 이름을 별 모양으로 새겨 놓은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에도 구경 나온 사람들로 복작복작했다. 영화 속 캐릭터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 또한 군데군데 눈에 띄어 단번에 영화의 거리라는 느낌이 든다.

▲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  ⓒ 김연옥


▲ 그라우맨스차이니즈 극장을 바라보면서.  ⓒ 김연옥


스타 이름을 거리 바닥에 새기기 시작한 것은 1960년부터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2400여 명의 스타들이 이 명예의 거리에 자신의 별을 남겼다. 팝의 영원한 전설이라 할 수 있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별 앞에 유독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아 가슴이 찐했다. 그라우맨스차이니즈 극장 근처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코닥극장(Kodak Theatre)도 있어 재미있는 볼거리가 많다.

부자 게티의 위대한 선물

▲ 게티 미술관(the J. Paul Getty Museum) 앞에서. ⓒ 김연옥


우리는 인파가 넘치는 할리우드 거리를 빠져 나와 게티센터(the Getty Center)로 갔다. 사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장소가 게티센터이다. 미 석유 재벌 진 폴 게티(Jean Paul Getty)가 남긴 상당한 재산으로 세워진 게티센터는 그가 평생 모은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로스앤젤레스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 입장료는 무료이다.

▲ 트램을 타고 5분 정도 언덕을 오르면 게티 미술관이 나온다. ⓒ 김연옥


▲ 찰스 레이(Charles Ray)의 작품인 '개구리를 들고 있는 소년(Boy with Frog, 2009)'을 게티 미술관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 김연옥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Richard Meier)가 설계하여 1997년 12월에 문을 연 게티센터에는 게티미술관(the J. Paul Getty Museum), 게티연구소(the Getty Research Institute), 게티보존연구소(the Getty Conservation Institute)가 있다. 트램(tram)이라 부르는 전차를 타고 5분 정도 언덕을 오르면 게티미술관이 나오는데, 트램을 타고 가는 시간이 몹시 즐거웠다. 로스앤젤레스 시내가 내려다보이고 주변 경치마저 아름다워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게티처럼 자신이 쌓은 부를 사회에 되돌릴 줄 아는 부자는 참으로 위대하다. 이 한 사람의 지혜로운 결단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예술적 안목을 키워 나가면서 미술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일상도 행복하고, 더 나아가 풍부한 감성으로 윤택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한 사람의 용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실감했던 곳이 바로 게티센터였다.

▲ 게티 미술관서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내려다보며. ⓒ 김연옥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유명한 북창동순두부집에 갔다. 한인 교포가 운영하는 식당인데, 미국 내 지점도 무려 11개나 되었다. 찌개에 들어가는 재료에 맞춰서 아주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여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듯했다. 음식이 깔끔하고 맛나 행복한 저녁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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