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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쌈엔 '미나리'가 최고입니다

청도 한재 미나리의 상큼한 맛... 음식 특화 아쉬워

등록|2011.11.03 14:04 수정|2011.11.03 14:04

▲ 전국적으로 유명한 경북 청도의 한재 미나리입니다. ⓒ 임현철


경북 청도는 소싸움, 운문사, 반시 외에도 유명한 먹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한재 미나리'입니다.

청도 한재 미나리는 <1박2일>에 소개된 이후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미나리 김치, 미나리 고등어조림, 미나리 해물 찜, 미나리 튀김, 미나리 전 등의 요리를 넘어 생야채로까지 먹을 수 있더군요.

그런데 청도에서 지자체 특산물을 이용한 먹거리 개발에는 눈을 덜 돌리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속으로 들어가 보지요.

지난 달 21, 22일 경북 청도에 갔습니다. 청도 감 고부가가치화클러스터사업단이 주최하고 경남도민일보의 100인닷컴이 주관한 청도반시 팸 투어였습니다. 여기서 먹거리가 빠지면 팥 없는 찐빵이지요.

청도서 유명한 한재 미나리를 먹을 수 없냐고 졸랐습니다. 한재 미나리에 삼겹살과 한우를 싸 먹으면 향긋하고 맛있을 거란 생각 때문입니다. 이렇게 '벽오동'이란 맛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음식 궁합이라 기대가 무척 컸습니다.

▲ 밑반찬입니다. 앞쪽의 버섯 장아찌와 참나물 장아찌가 이색적이었습니다. ⓒ 임현철


▲ 가오리 찜도 좋았습니다. ⓒ 임현철


▲ 전국적으로 알려진 청도 한재 미나리는 요기에 아주 조금 들어 있었습니다. ⓒ 임현철


특별했던 가오리 찜과 버섯 및 참나물 장아찌

밑반찬으로 가오리 찜, 버섯과 참나물 장아찌, 멸치조림, 물김치, 샐러드, 고추, 마늘, 야채 등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주목했던 건 가오리 찜과 버섯 및 참나물 장아찌였습니다. 특히 버섯과 참나물 장아찌는 식감도 쫄깃쫄깃하고 향도 가득해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밑반찬에서 눈에 띠게 미나리를 이용한 음식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어렵게 찾은 게 샐러드 한쪽에 미나리가 아주 조금 들어간 게 다였습니다. 청도 특산물인 미나리를 겨우 이정도만 사용하다니 실망이었습니다. 하여, 미나리를 특별 요청하였습니다.

그렇게 공수된 미나리에 싸먹는 돼지고기는 향긋함이 더했습니다. 미나리에 싸 먹는 소고기 맛은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등심을 따로 요청했습니다. 아주 색다른 음식 궁합이었습니다. 맛있게 먹은 만큼 음식 컨설팅 하나 하지요.

한재 미나리가 재배되는 인근에서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미나리에 싸 먹는 요리를 판다더군요. 기발한 음식 상품 개발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합니다. 미나리를 지역 고부가가치 농산물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 한재 미나리가 없는 상은 뭔가 허전했습니다. ⓒ 임현철


▲ 한재 미나리를 요청했습니다. ⓒ 임현철


▲ 한재 미나리가 들어오니 상이 갑자기 푸짐해졌습니다. ⓒ 임현철


고기쌈엔 청도 특산물 '한재 미나리'가 최고란 전략 필요

여수에 '돌산 갓김치'란 특산품이 있습니다. 요건 지역의 거의 모든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지역이 똘똘 뭉쳐 특산품을 알리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백화점과 대형 마트 납품 및 길거리와 관광지 등에서 쉽게 직거래로 판매할 수 있는 여건까지 갖췄습니다.

하여, 10여 년 전 연간 100억여 원에 달하던 판매고가 지금은 1000억 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습니다. 돌산 갓김치가 지역 농가의 효자 농산물이 된 것입니다. 이는 영농조합과 지역이 함께 부단히 노력한 결과입니다.

이처럼 청도에서도 한재 미나리를 이용한 특화가 필요합니다. 물론 청도에도 '한재 미나리 클러스트사업단'이 있더군요. 이에 따르면 한재 미나리는 연간 40억 여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입니다. 또한 미나리 판매를 높이기 위한 음식과 요리를 개발하고 판매망 확충 등을 위해 노력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갈 길이 아직 멀었습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한 지역의 대표 특산품으로 내놓기 위해서는 지역민과 함께 하는 전략이 필수라는 겁니다. 청도의 음식점에서 상추나 깻잎을 이용한 쌈 보다는 미나리 쌈을 일반화하고 미나리를 이용한 밑반찬 등으로 제공하는 일이 기반 되어야 한다는 거죠.

왜냐하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의 납품에만 의지 할 경우 후려치는 납품 단가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직거래 율을 높이는 방법만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사는 길입니다. 아울러 도로가나 운문사 등 유명 관광지에서의 길거리 판매를 유도하는 것도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지요. 경북 청도에서 1박 2일 동안 여러 맛집을 다녀보았습니다. 하지만 맛은 실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벽오동은 어디에 내 놓아도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단 하나 아쉬운 게 있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손님들에게 미나리 쌈을 제공하고 미나리의 효과 등을 벽에 걸어 홍보하면 좋을 듯합니다. 지역과 식당이 함께 상생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청도 맛집으로 더욱 번창하리라 여겨집니다.

▲ 한재 미나리를 고기 위에 놓고 구으면 맛이 향긋합니다. ⓒ 임현철


▲ 한재 미나리는 현재 약 4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중이라고 합니다. ⓒ 임현철


▲ 상추와 같이 싸도 되고, 한재 미나리만 싸도 고기쌈은 왔다입니다. ⓒ 임현철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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