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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노점상인들, 앞치마 두르고 집회 연 까닭?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창원상남지역 출범식 열어 ... 관리위탁 관련 갈등

등록|2011.11.04 15:16 수정|2011.11.04 15:33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창원상남지역(지역장 이병수) 출범식이 4일 오전 상남시장 공터에서 열렸다. 이날 상남시장에는 서울, 부산, 진주, 밀양 등 전국 노점상인을 포함해 300여 명이 참석했다.

상남시장 노점상인들은 주로 '민속 5일장'에서 장사를 한다. 노점상인들은 일정한 크기의 좌판을 놓고 온갖 물건을 팔고 있다. 한 달 관리비로 5~7만 원정도를 상가번영회에 내고 있다.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창원상남시장지역은 4일 오전 창원 상남시장 공터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 윤성효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창원상남시장지역은 4일 오전 창원 상남시장 공터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사진은 노점상 상인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참석해 팔뚝질을 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 윤성효


점포 488개(점주 280여 명)가 모인 상가번영회가 최근 노점상관리를 위탁업체에 맡기기로 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위탁업체는 보증금(1억1000만 원)에다 매월 2000여만 원을 상가번영회에 내야 한다. 위탁업체는 노점상으로부터 관리비를 받아 운영하게 된다.

노점상인들은 관리위탁할 경우 관리비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점상인들은 그동안 '상남 5일장 상우회'를 조직해 활동해 왔으며, 최근 민주노점상전국연합회에 가입하고 이날 출범식을 연 것이다. 노점상인들은 장사를 잠시 접고 앞치마를 두른 채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상인들과 노점상인들이 함께 어울어져 상생하자"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배행국 위원장이 4일 오전 창원 상남시장 공터에서 열린 창원상남시장지역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윤성효


노점상인들은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며 "상남상인회는 5일장 노점상 탄압 중단하라. 노점상과 상인이 상생하는 상남시장을 만들자"고 외쳤다.

이병수 지역장은 "상인회는 위탁관리라는 명목으로 운영권을 넘기려고 한다. 그것은 일 잘하는 며느리를 내쫓고 새 며느리를 들여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려는 것과 같다. 위탁업체는 관리비를 많이 받을 것이고, 노점상인들도 물건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악순환이 되풀이 되어, 손님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탁관리는 우리한테 큰 부담이다. 관리비를 현재는 월 5~7만 원정도 내고 있는데 위탁관리를 하면 15~30만 원정도가 우리 호주머니에서 나간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배행국 위원장은 "이 나라 정책이 잘못되어 우리 호주머니를 털어가려고 한다.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당당하게 내 권리와 의무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면서 "오세훈 전 시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수많은 노점상들은 다 어디로 갔나. 청계천 노점상인들은 공갈과 협박에 내몰렸다. 일부는 싸우다가 징역살이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남시장 노점상인들도 오늘 출범식을 하게 되면 회유와 협박이 있을 것이다. 한때는 옆에 좌대를 두고 싸우기도 했지만 지금부터는 힘을 합쳐야 한다. 같이 장사하는 사람 끼리 끈끈하게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창원상남시장지역 이병수 지역장이 4일 오전 창원 상남시장 공터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 윤성효


상남시장이 지역구인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은 "부담되는 처지다. 노점상과 상가 상인들이 같이 상생해야 한다. 같이 손 잡고 체육대회를 해야 한다. 노점상인들이 요구를 내세워 집회하는 게 오늘이 마지막이기를 바란다"면서 "자영업자들도 요즘 카드 수수료 등 여러 문제로 어렵다. 서로 상생해야 하는데, 타협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련 창원상남지역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노점상인들이 바라는 것은 상가번영회와의 싸움이 결코 아니다. 오로지 상인들과 노점상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상새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할 뿐"이라며 "전국 동지들과 함께 연대하면서 생존권 사수를 위해 결사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창원상남시장지역은 4일 오전 창원 상남시장 공터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사진은 집회에 참석한 노점상인들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 ⓒ 윤성효

▲ 여영국 경남도의원이 4일 오전 창원 상남시장 공터에서 열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창원상남시장지역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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