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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생활 '일본군 위안부 피해' 노수복 할머니 별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유해 고국 송환 논의 ... 4일 밤 노환으로 영면

등록|2011.11.05 18:05 수정|2011.11.05 18:05
태국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노수복 할머니가 별세했다. 올해 91세다.

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 윤미향․한국염)는 노수복 할머니가 4일 밤 별세했다고 밝혔다. 노 할머니는 태국에서 조카 가족들과 살아 왔다.

▲ 태국에서 살아왔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노수복 할머니가 4일 저녁 별세했다.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노수복 할머니는 1921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42년 부산에서 연행되어 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고통을 겪었다. 일본 패전과 함께 유엔군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던 할머니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태국에서 정착해 지내왔다.

할머니는 1984년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의 가족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면서, 가족을 찾아 그해 태국의 가족들과 함께 40여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할머니는 1991년 한국을 다시 한 번 방문한 적이 있다.

또 할머니는 정대협 초청으로 지난 8월 9~17일 사이 열린 "제1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때가 고국 방문 세 번째 길이었다.

생일도 잊어버린 할머니는 광복절인 8월 15일을 생일로 지내왔다. 정대협은 "지난 방문 때 고국어를 까마득히 잊었지만 고향 주소만은 한국어로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에 많은 사람이 가슴 아파 했다"고 전했다.

할머니는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했을 때 아껴 모은 생활비 5만 바트(약 180만 원)를 '일본 지진 피해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몽당연필'에 기부해 뜨거운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정대협은 "할머니는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 건강히 잘 지내오셨지만, 갑작스런 노환으로 어제 저녁 영면에 드셨다"며 "노수복 할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명복을 빌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대협 김동희 사무처장은 "장례는 태국 현지에서 지내고, 유해를 한국으로 모셔오는 문제에 대해 친척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계속 들리고 있다. 노수복 할머니가 별세하시면서, 신고자 가운데 생존자는 65명뿐이다. 국내 58명과 국외 7명이다. 올해만 벌써 14명이 하늘나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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