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4, FTA 강행하면 총선에서 심판"
[현장] 8일 FTA 저지 범국본, 비상시국 선언대회
▲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비상시국 선언대회를 열고 있다. ⓒ 홍현진
"어게인(Again) 2008, 다시 한 번 촛불항쟁을 일으키자. 어게인 2004, 그래도 강행처리하면 다시 한 번 총선에서 심판하자."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 박석운 공동대표의 말이다. 한나라당이 8일 오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는 '한미 FTA 날치기 저지와 망국협정 폐기를 위한 비상시국 선언대회'가 열렸다. 범국본은 한미 FTA 비준안의 본회의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10일 여의도에서 '3차 범국민대회'를 여는 등 집중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범국본에 참여하고 있는 50여 개 단체들이 참석했다.
박석운 공동대표는 "본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9일 집중 촛불집회에 이어 본회의가 열리는 10일에는 여의도에서 3차 범국민대회를 열고, 12일에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집중 촛불집회, 19일에는 야 5당과 한미 FTA 저지 범국본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24일에는 FTA 저지 4차 범국민대회가 진행된다. 대한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던 박 대표는 "8일 비상시국회의를 기점으로 대한문 농성을 접고 대중투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범국본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에서의 한미 FTA 반대운동 활성화를 위해 '한미 FTA 문제점 국민보고 대회' 등의 형식으로 지역 간담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SNS를 통해 한미 FTA의 '독소조항'을 알려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범국본은 지난 7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미 FTA에 대해 의견서를 낸 것을 계기로 다른 광역단체장에게도 한미 FTA가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중소상인 지원 등과 상충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야5당 대표들도 참석했다. 조배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미 FTA가 법률이라고 한다면 국회에서 문제점을 지적해서 개정할 수 있지만, 이 조약은 한 번 체결하면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다"면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는 불행하게도 한나라당이 거대 다수라 (강행처리를)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면서 "국민들이 촛불로, 트위터로 동참해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혜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현재 한나라당이 오는 10일 비준안 강행처리를 시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는 전체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는 이루 말 할 수 없는 독소조항과 반국민적 성격 때문에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은 온 몸을 던져서 FTA 비준을 막겠다"고 말했다.
"미국 이익 그렇게 지키고 싶으면 내년 총선 출마 마라"
신석준 사회당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국 이익 그렇게 지키고 싶으면 내년 총선에 한국에서 출마하지 말고 미국에서 출마하세요. 다시는 안 돌아오신다고 약속해주신다면 제가 영어는 짧지만 지역구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러한 정당 대표들의 발언에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의원님들이 몸으로 막아내 주시면 농민들도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면서 "내일(9일)부터 전국 9개 시·도에 있는 시·구청에 벼를 쌓아놓고 촛불집회, 횃불집회를 열어 여론을 주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민주노총에서는 이번 주가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주간"이라면서 "산산이 부서지더라도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오는 12일~13일로 예정되어 있는 '전태일 정신계승 2011 전국노동자대회' 핵심기조를 '한미 FTA 저지투쟁'으로 정하고 전면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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