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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정체성 흔들면서까지 통합할 이유 없다"

'빠리의 운전사' 홍세화, 당대표 도전

등록|2011.11.08 18:50 수정|2011.11.08 18:52

▲ 진보신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세화 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지배담론에 길들여져 허락된 것만 말하는 진보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금지된 것을 욕망하고, 불가능한 것을 상상하는 불온함 속에 세상을 바꾸는 우리의 힘이 있습니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했던 홍세화 전 <한겨레> 기획위원이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전 대표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 다시 '진보의 깃발'을 들었다. 진보신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게다. 출마의 변은 유럽의 집권 진보정당인 사민당, 사회당, 노동당처럼 100년 가는 '제대로 된 좌파정당'을 해보겠다는 것.

그는 8일 서울 여의도 진보신당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여러 경로로 추진 중인 야권통합에 대해 진보의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홍 대표 후보는 "통합과 연합의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통합하면 한 조직 아래 뭉치라는 의미인데 진보신당은 정체성을 흔들면서까지 통합에 휩쓸릴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강령에 토대해서 통합이든 무엇이든 이뤄져야 한다"며 "그걸 무시하는 통합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선거연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길을 터두긴 했다.

무엇보다 홍 대표 후보는 "워낙 이 사회에 똘레랑스(관용)가 부족하다보니 같은 조직 안에 있지 않으면 모두 극복해야 하는 대상인 것처럼 모두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주장이 너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그것이 진보정당의 정체성까지 흔드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미리 배포한 기자간담회 자료를 통해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의 합당논의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홍 대표 후보는 "3세력의 합당이 진보정치의 노선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말하던 통합연대의 대표단(노회찬, 심상정, 조승수)이 현실을 핑계로 자신들의 입장을 뒤집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지금이라도 통합연대는 자신이 말해왔던 가치와 노선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불어 자신은 민주노총과 진보교연 등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새통추)에 참여했던 진보적 대중조직과 함께 올바른 진보정치의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사회당, 녹색당 창준위 등 진보의 정체성을 가진 정당들과 함께 향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조직적으로는 정확히 진보의 틀을 분명히 하면서도 '유연한 야권연대 전술'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홍 대표 후보는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연합해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야권은 정책연합은 물론 호혜적인 후보연대 전술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진보신당은 총선에서 다수 지역에 출마하되 노동자 정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주요지역에서 당선자를 내는 데 일단 주력할 것"이라며 "영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도 당선자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진보신당은 오는 25일 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대표단 후보로는 홍세화 대표 후보를 비롯 부대표단으로는 심재옥 전 대변인, 김선아 경기도당 파주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 강상구 구로 민중의 집 준비위원장, 김종철 동작구 당원협의회장이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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