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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권 실세 로비' 의혹 수사할까?

현금 수십억 받은 문아무개 대표 체포... 자산이전은 강제집행 면탈용?

등록|2011.11.16 22:14 수정|2011.11.16 22:14
SLS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은 문아무개 대영로직스 대표가 16일 검찰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이날 "문 대표를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문 대표의 서울 거주지와 서초동 사무실, 경북 김천의 주민등록상 거주지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문 대표가 운영하는 대영로직스는 지난해 SLS그룹의 계열사인 SP로지텍과 SP해양으로부터 120억 원짜리 선박과 현금 30억, 차량 80대를 받았다. 이는 검찰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이와 별도로 SP해양으로부터 8억 9000만 원을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관련기사 : "정권 실세 측근에게 8억9000만 원 더 건너갔다"). 지난 2009년 11월 설립된 대영로직스는 차량·선박대여업체다.

이처럼 SLS그룹 계열사에서 대영로직스로 150억 원 이상의 자산이 이전된 것이 이국철 회장의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돼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 회장이 현 정권 실세인 L의원(한나라당 소속)의 측근인 문 대표를 통해 L의원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이 경북 포항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문씨와 박아무개 현역 국회의원 비서관에게 30억 원과 자회사 소유권을 넘겼다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 회장의 '현 정권 실세 로비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검찰이 지난 14일 다시 청구한 구속영장에서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 회장 구속영장에서 '강제집행 면탈'이라는 생소한 혐의를 적용했다. 이 회장이 채무상환을 위한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계열사인 SP해양의 자산인 120억 원대 선박을 대영로직스에 담보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SP해양쪽의 해명은 이와 다르다.

황아무개 SP해양 대표는 지난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영로직스의 문아무개 사장이 SP해양에 투자하기 위해 채권확보 차원에서 120억 원짜리 크레인 선박에 근저당을 설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20억 원대 선박 담보 제공의 이유를 둘러싸고 팽팽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설사 120억 원대 선박 담보 제공이 '강제집행 면탈용'이라고 하더라도 대영로직스에 넘어간 현금 30억 원(SP로지텍)과 8억9000만 원(SP해양)의 사용처는 여전히 의혹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 회장이 그룹 부도위기에 몰리자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자산의 일부를 대영로직스로 옮겼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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