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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 고약한 전어, 맛은 끝내줘

[푸드 스토리 34] 전어, 가을 최고의 생선

등록|2011.11.17 10:24 수정|2011.11.17 16:52

▲ 영화 '완벽한 파트너' 포스터. ⓒ 영화사 '참'

탤런트 겸 배우인 김혜선씨가 불혹의 나이에 노출영화를 찍었다면서요? 10대 시절에도 유달리 동글하고 선 굵은 얼굴과 차분한 외모라서 좀 의외긴 했습니다. 고교생 제과 모델로 나온 그 '예쁜 언니'를 보며 '대체 저런 사람은 우리랑 똑같은 사람 맞나?' 했더랬었죠.

집안이 꽤 어려워서 어머니가 무척 고생하셨단 이야기를 언젠가 토크쇼에서 했던 기억도 나네요. 20대 초반에는 가수로도 잠깐 활동 했는데, 당시 함께 하던 가수 조진수씨는 이후에 그룹 '잼'을 결성, 윤현숙씨와 더불어 93년부터 활발한 활동을 했습니다.

어린이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의 재학이로 친숙했던 황치훈 씨도 그 앨범에 있었는데, 수입 자동차 딜러를 한단 말이 들리더니 뇌출혈로 4년 째 의식불명이란 안타까운 소식도 들리더군요.

하여간 그렇게 여러 친구들과 교분을 쌓으며 두루 활동한 김혜선씨. 어느 틈에 두 번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지금은 열 살 연상의 영화감독과 좋은 인연 이어 간다면서요? 물론 예전보다 퉁퉁해져서 미모가 많이 가셔진 건 사실입니다.

세월은 속일 수가 없어서 잔주름과 커다란 모공은 속여지질 않는 그 모습에 '그럼 그렇지, 우리랑 똑 같은 사람이구만'하며 안도의 한숨 쉬는 여성도 많아졌구요. 짙은 눈 화장 속에서, 그리고 얼굴 전체로 웃느라 깊게 패인 골에서, 청순한 소녀적 미모는 온데간데 없어졌지만, 대신에 어머니의 강인한 얼굴만큼은 더욱 부각되더군요.

두 아이를 위해 열정적으로 사는 모습, 그것이 그녀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 다가올 날들엔 더 짙은 삶의 향기를 뿜어내는 옆집 아줌마로 기억되었음 합니다. 인터뷰 사진 속에서 함박웃음과 더불어 막걸리 한 사발 원 샷, 그리고 전어구이 한 마리를 통째로 들어 보이는 그녀 모습에 저도 얼른 주방으로 달려갔죠. 세상에나, 그 맛난 전어란 말이지 뭡니까!

▲ 전어. ⓒ 조을영


전어는 가을에 유달리 맛난 생선이라죠. 아가미의 둥근 부위가 돈과 닮은 모양이라서 그 이름이 전어(錢魚)라고도 하고, 한편으로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이 생선이 너무 맛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고 전어(錢魚)라 했다'는 구절도 있습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기름이 많고 달콤하다'고 표현한 생선이면서, 가을에 가장 영양이 많고 맛이 있어 '가을 전어는 깨가 서 말' 또는 '전어 굽는 냄새는 집 나간 며느리도 다시 오게 한다'는 말로 표현하고요.

전어조림 만드는 법(1)1. 전어의 비늘을 긁어내고 지느러미와 꼬리를 잘라낸다. 2. 애호박, 시래기, 파 같은 채소를 먹기 좋게 썰어서 준비한다. ⓒ 조을영


전어조림 만드는 법(2)1.고춧가루, 다진 마늘, 간장, 맛술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2. 칼집 넣은 전어와 시래기에 양념이 쏙 배어들도록 조린다. ⓒ 조을영


▲ 전어조림. ⓒ 조을영


전어는 성미가 워낙에 고약한 생선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물에 걸리면 온갖 몸부림을 치다가 5분도 못 견디고 숨이 끊어집니다. 때문에 전어로 유명한 항구에서는 전어 항을 따로 마련해두고 잡자마자 다시 바닷물 속에 넣어둡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어종이면서도 워낙에 흔해서 귀한 대접을 받지 못했던 전어는 '물 반, 전어 반' 또는 '잡히면 바로 버렸다'는 말로도 대신 되는 생선입니다.

게다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숙취 해소와 피부 미용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도 합니다. 특히 가을 전어는 지방 성분이 높아 특별 대접을 받습니다. 하여간 이런 저런 이유로 전어는 흔하면서도 대접받는 귀한 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창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려 애쓰는 탤런트 김혜선씨의 모습 역시, 전어의 이런 모습과 겹쳐지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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