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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전대 반대하는 분, 당권 욕망 뒤섞여 있어"

이인영 최고위원, 박지원 전 원내대표 겨냥해 '작심비판'

등록|2011.11.25 11:44 수정|2011.11.25 11:44

▲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지못해 국민앞에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 남소연


"통합전대를 반대하는 분은 당헌과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내면에는 통합하지 말자는 주장과 당권에 대한 욕망도 뒤섞여 보인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통합전대를 반대하는 이들을 향해 '작심 비판'에 나섰다. 당 내 야권통합특위 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25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하지만 (통합 논의는) 발목 묶이고 있다"며 "중앙위원회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들었다, 통합에 찬성하는 대다수는 왜 침묵했는지 되돌아 보라"고 일갈했다.

사실상 '민주당 단독 전대 후 통합 전대'를 주장하고 있는 당권주자,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24일 당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지도부의 일방적인 통합 발표 이후 지금까지 상임고문단회의, 고문단회의, 의원총회, 두 번의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 당무회의, 그리고 어제 중앙위원회에서 절대 다수가 지도부의 통합안에 반대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중앙위에서 (통합 전대파에) 쏟아진 야지(야유)와 조롱을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들었으면 더 실망했을 것"이라며 "통합의 길은 전적으로 정당하며 통합에 실패한다면 김대중 대통령 뜻과도 반대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그는 "어머니의 수임을 받지 않았다고 누이가 밥 하는 군불을 빼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통합에 대한 당내 수임을 받지 않은 최고위원들이 통합 논의에 나서는 것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투샷파'를 향한 비판이다.

"혁신과 통합 입당하라"-"배려 없이 '입당'하라면 통합되겠나"

'투샷파' 박주선 최고위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당헌과 정당법에 따라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통합하자는 것이지 통합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며 "12월 17일에 얽매이지 말고 민주당 전대를 개최해서 합당 여부와 방향을 정한 다음 현 지도부가 아니더라도 진정성 있게 통합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지도부에 통합의 주도권을 넘기라는 것이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혁신과 통합이 당을 새로 만든다는데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분열을 만드는 것"이라며 "2007년 손학규 대표도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으면서도 새로운 정당 만들어서 통합하자고 하지 않고 입당했다"며 '혁신과 통합'의 민주당 입당을 촉구했다.

여기에는 김영춘 최고위원이 다시 "통합을 하려면 상대에 대한 배려와 열린 마음이 필수적 요소인데, 상대에게 '입당·복당'하면 된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면 통합이 제대로 되겠냐"고 박 최고위원의 입당 제안을 비판했다. 그는 "한미FTA 기습처리에서 보듯 '한나라당 정권과 이명박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야당이 하나로 뭉쳐라, 내년 총·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제대로 싸워보라는 국민의 요구를 겸손하게 받드는 낮은 자세가 통합 국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민주당 자세"라고 말했다.

모두발언에서 "야권통합은 국민의 명령이고 시대적 대의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대통합을 이룩해서 더 큰 민주당을 만들고 정권교체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통합에 대해 짧게 입장을 밝힌 손학규 대표는 회의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눈을 감은 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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