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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죽은 리조트, 살려낼 수 있을까?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 마을 이야기 ③] 충주호 리조트

등록|2011.11.29 09:48 수정|2011.11.29 09:48
옥녀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충주호 리조트

▲ 하천대교에서 바라 본 충주호 리조트 ⓒ 이상기


충주호리조트는 하천리에 있다. 충주호리조트로 가려면 19번 국도 목행리나 용교리 또는 대전리에서 동쪽의 동량면소재지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이 길은 532번 지방도로 제천시 금성면을 거쳐 단양군 매포읍까지 이어진다. 이 길은 동량면 하천리부터 금성면 구룡리까지 충주호를 따라 이어진다. 그래서 경치를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로는 정말 최고다. 그러나 커브가 심하고 주변으로 빠져나가는 길이 없어 물류적인 측면에서는 경제성이 별로 없다.

하천리로 가기 위해서는 충주호에 놓인 하천대교를 건너야 한다. 하천대교는 1985년에 건설된 길이 300m의 2차선 다리다. 다리를 건너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다리 좌우에 펼쳐진 충주호리조트다. 다리 왼쪽으로는 빌라, 호텔과 콘도미니엄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수영장과 수상 레저시설이 있다. 이들은 산과 물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 자리 잡고 있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런데 이들이 지금은 죽어 있다. 운영이 안 되기 때문이다.

▲ 옥녀봉에서 내려다 본 충주호 리조트 ⓒ 이상기


충주호리조트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옥녀봉으로 오르는 게 좋다. 옥녀봉에서 내려다보면, 빌라와 호텔, 콘도미니엄이 산 아래 물가에 포근히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빌라는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하는 듯하고, 호텔은 둘러앉아 이야기하는 듯하고, 콘도미니엄은 웅장함을 뽐내는 듯하다. 또 그 왼쪽으로는 놀이시설과 수상 레저시설이 갖춰져 관광위락단지로서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곪을 대로 곪아 치료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 풀어낼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 이유가 뭘까?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다. 요즘 쓰는 말로 먹고 튈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들어와 몇 번 사기를 쳤기 때문이다. 리조트이라는 게 임대와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지, 부동산 개념으로 거래를 통해 차익을 챙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라는 명목의 펀드가 사기로 변질되고, 충주호리조트를 골병들게 만들었다.

얽히고 설킨 충주호리조트의 이해관계

▲ 충주호 리조트 빌라 ⓒ 이상기


충주호리조트의 출발은 한국코타레저타운이다. 한국코타레저타운은 동량면 하천리 421번지, 472번지, 산 56번지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5공화국 정권 말기 태국의 한인교민회장으로 있던 김춘식씨가 423억 원을 투자해서 만든 종합 관광위락시설이다. 1989년 28개동의 빌라를 만들고, 회원권을 분양하면서 한국코타레저타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1991년에는 호텔이 문을 열어 일반 관광객들이 하천리와 충주지역을 관광할 수 있게 되었다. 1992년 7월에는 270실의 규모를 갖춘 콘도미니엄이 개장하면서 종합 숙박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리고 1999년 수영장과 수상 레저시설, 운동장과 운동시설 등이 빌라와 같이 만들어져 관광과 엔터테인먼트를 겸한 종합관광지가 되었다.

▲ 충주호 리조트 콘도미니엄 ⓒ 이상기


그러나 콘도미니엄을 건설하면서 부지와 자금난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부지 문제란 처음 설계도대로 건물을 짓지 못한 것을 말한다. 일부 땅 소유주들과의 마찰로 인해 콘도미니엄으로의 진입로 문제가 생겼고, 방향과 전망도 원래 의도와는 달라졌다. 그리고 콘도미니엄의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국코타레저타운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 결과 한국코타레저타운에 돈을 빌려준 건국상호신용금고(후에 기산으로 넘어감)는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경매를 시작했다. 빌라, 호텔, 콘도미니엄, 수영장이 각각 경매되면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 그런데 콘도미니엄을 인수한 전아무개씨를 통해 문제가 커졌다. 그는 청원군 내수면에 있는 초정스파텔 사업에 투자하면서 또 다시 금융권으로부터 부채를 지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이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펀드매니저 김길태씨가 들어왔다. 그는 G&B인베스트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투자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기와 투자자 부족 등으로 빌라에 더 많은 문제가 생겨나게 되었다. 2009년 2월에는 코스닥 기업이 인수한다는 등 편법을 동원해서, 이해관계가 더 복잡하게 되었다. 김길태씨는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 충주호 리조트 호텔 ⓒ 이상기


호텔은 2004년 5월 윤석주씨가 매입한 후 회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2011년까지 실타래 같이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봄에는 호텔을 오픈해서 숙박과 야외행사 그리고 수상레저를 할 수 있는 종합 휴양단지로 운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옥녀봉 등 산행 후 휴식과 수영을 할 수 있는 휴게소와 실내 수영장을 호텔 주변에 마련하려고 한다.

호텔은 숙박업,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목욕장업으로 허가나 나 있으나 그것을 다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윤석주씨는 자신이 그 업종을 제대로 활성화시키는 게 목표다. 놀이시설과 수상 레저시설은 2009년 HI리조트란 이름으로 바꿔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이중 경매 등으로 현재 소유권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다. 코타레저타운수상레저는 빌라와 함께 허가되었고, 1998년 충주호리조트수상레저(대표 김학성)로 이름을 바꿔 운영되고 있다.

▲ 충주호 리조트 수상레저 ⓒ 이상기


그리고 2001년에부터는 충북 조정면허 시험장업을 유치해서 대행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타레저타운수상레저는 현재 충주호에서 종합 수상레저 활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조정면허 시험은 운전면허처럼 1종과 2종이 있다. 2종은 자가용 면허로 동력 수상레저 기구를 직접 운전할 수 자격을 부여받는 것이다. 이에 비해 1급은 사업용 면허로 시설을 감독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 것이다. 현재 충북 조정면허 시험장은 호수와 시험장의 여건이 좋아 면허를 획득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곳에서 받은 면허는 내수면 및 해안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펜션업의 가능성은?

▲ 파로스 펜션 ⓒ 이상기


하천리에 펜션이 들어선 것은 지금부터 7년 전인 2004년이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신인철씨가 처음에는 이곳 하천리에 퇴직자들을 위한 전원주택을 구상했다고 한다. 2700평을 구입해 300평씩 9필지로 나눠 9동의 주택을 지어 분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9필지가 다 분양되지 않아 우선 5필지만 건물을 완공하게 되었고, 이 5동으로 펜션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이들 5동의 펜션은 신인철씨 주도로 공동 운영되고 있다.

신인철씨의 목표는 하천리를 펜션 마을로 만드는 것이다. 하천리에 펜션을 더 많이 짓고 녹색 체험마을을 만들어, 전형적인 농촌마을을 생태 관광 문화마을로 바꾸는 꿈을 꾸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녹색체험관을 만들고, 등산로를 정비하고, 낚시터를 활성화하며, 문화유산을 홍보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충주호의 자연자원, 충주호 리조트의 관광자원, 정토사지의 문화자원이 모두 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펜션에서 내려다 본 충주호와 풍류산 ⓒ 이상기


신인철씨가 하천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금부터 15년 전이다. 당시 하천리를 여행하면서 마을의 산수에 반해 언젠가는 이곳에 정착할 생각을 하였고, 그것이 2004년 실현된 것이다. 신인철씨 주도로 운영되는 하천리 마을의 펜션은 파로스 펜션마을이다. 파로스펜션 마을에는 현재 4개의 펜션이 운영되고 있다.

종합 관광휴양지로서의 명성을 회복하는 일은 꿈일까?

▲ 충주호에 비친 충주호 리조트 콘도 ⓒ 이상기


충주호리조트가 처음처럼 그렇게 잘 돌아갈 수는 없는 걸까? 충주시 관광과에서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유재산에 대해 관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 입장이 못 된다고 한다. 이해 당사자들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그 이해관계라는 게 너무나 복잡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상태다. 현재 상태에서 충주호리조트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정으로 리조트를 살리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운영을 맡는 것이다. 소위 먹튀들을 배제하고 이곳에 뼈를 묻을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그나마 호텔 사장인 윤석주씨가 그 실마리를 풀고 있다. 그는 전기와 수도, 배관 등 호텔의 신경과 혈관을 교체하고 주변시설과 환경, 조경 등을 대대적으로 고치고 있다. 현재처럼 일이 진행되면, 2012년 봄에는 재개장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또 최근에는 이 지역에서 앙성탄산온천과 CCS충북방송을 운영하는 유홍무씨가 콘도미니엄 운영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충주호 리조트의 회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조직이건 시설이건 운영이 되면 뭔가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개천안 축제에 참여하는 충주호 리조트 호텔 사장 윤석주 씨(오른쪽) ⓒ 이상기


충주호가 내려다보이는 호텔에 부부와 연인들이 찾아오고, 빌라에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콘도미니엄에도 회사와 학교 등 단체 관광객이나 연수객들이 북적이는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기대가 기대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충주호리조트의 목숨이 완전히 끊어지기 전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죽은 리조트 살려내기, 늦었지만 지금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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