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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16곳 중 9곳 누수...걱정말라고?

심명필 4대강 추진본부장 "경미한 누수"...전문가들은 부실공사 의혹 제기

등록|2011.12.05 13:03 수정|2011.12.05 15:10

▲ 4대강 공사 낙동강 33공구인 상주보에서 물이 새어나오자 발포우레탄을 이용해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 조정훈


5일 국토해양부(국토부)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 16곳 중 9군데에서 누수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낙동강 보 8개 모두에서 누수가 발견됐다.

심명필 국토부 4대강 추진본부장은 이날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체 보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상주보를 포함한 낙동강 8곳, 금강 공주보 등 9군데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시 한번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미 4대강 사업 준공식을 올 연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

이와 관련, 4대강 사업 속도전으로 인한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보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초단기, 초날림, 속도전으로 4대강 사업을 강행한 부실공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심명필 4대강 추진본부장 "누수는 일어날 수 있다"

이날 심명필 본부장은 "누수는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주보의 11m 고정보는 1~1.9m 높이씩 7회로 나뉘어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졌다. 현재 시공이음부 34군데에서 물이 스며나와(새어나와) 비치는 정도의 경미한 누수가 발생했다"며 "보에서는 경미한 누수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누수가 발생된 나머지 보 8곳의 경우, 1~4군데에서 물이 새어나온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심 본부장은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시설안전공단은 11월 24일부터 28일까지 상주보에 대해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누수 정도가 경미하고 콘크리트 내구성에도 문제가 없는 상태로 구조적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2일 전문가 회의에서도 마찬가지 결론을 내렸다.

심 본부장은 부실 공사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방수 구조물도 아니고, 구조적으로도 문제가 없으므로 누수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부실공사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환 한국시설안전공단 수자원팀장 역시 "콘크리트 설계 시공 당시 촬영된 사진을 확인한 결과 설계서대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심 본부장은 또한 낙동강 8개 보 모두에서 누수가 생긴 것은 속도전 탓이라는 지적에 대해 "낙동강은 다른 강보다 수심이 깊기 때문"이라며 "낙동강의 수심은 7m 내외로, 3~5m인 다른 강보다 수심이 깊고 수위 차가 크다, 그래서 경미한 누수가 생겼다"고 말했다.

심 본부장은 준공 전 시범운영을 통해 미비점을 미리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준공 이전에 개방행사를 하여 국민들에게 4대강 공개한 것은 시범운영을 통해 미리 문제점과 미비점을 발굴하기 위함이며, 시범운영 중 드러나는 문제점과 미비점을 완벽히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전문가 반박..."부실 공사 가능성", "붕괴 할 수도"

전문가들은 "경미한 누수"라는 국토부 4대강 추진본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수많은 콘크리트 댐이 만들어졌지만 준공도 안 됐는데 저렇게 많은 누수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겨울철 물이 얼고 녹다 보면 콘크리트 내구성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댐 설계 기준에 따르면,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학술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한국시설안전공단이 '댐의 구조적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공단은 이미 신뢰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라며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끄떡없던 경남 창녕군의 남지철교가 4대강 사업으로 침하사고가 났는데도, 4대강 사업과 관련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구미보는 보 하류의 강바닥이 침하돼 구조물에 균열이 발생해 물이 줄줄 새고 있다, 칠곡보와 강정보도 강바닥에 있는 하상보호공이 유실됐다"며 "이명박 정부는 2년이란 기간을 정해놓고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 지난겨울에는 영하 15~20도의 날씨에도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등 제대로 된 양생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보의 누수와 균열이 당장 보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진단과 보강대책이 없다면 보의 내구성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보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특히 구미보는 누수, 균열, 바닥침하가 모두 발생해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보 붕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당장 4대강 16개 보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 국토부와 산하의 시설안전공단 외에 야당, 전문가, 시민단체들도 참여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기구를 만들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며 "누수, 균열, 침하뿐만 아니라 수문 작동 테스트 등 4대강 보의 안전성에 대한 총체적인 조사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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