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벤츠 누르고 11월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한국닛산의 박스카 큐브. ⓒ 정영창
국내 수입차시장서 작은 반란(?)이 일어났다. 2천만 원 대의 박스카 큐브가 평균 차 값이 1억 원대에 달하는 최고급 승용차 BMW·벤츠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올 들어 단 한 번도 월별 베스트셀링카에 오르지 못했던 닛산이 박스카(상자 모양의 차)를 무기로 매직(마술)을 펼친 것. 이는 '수입차=고급차'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깨지기 시작한 반증이라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5일 한국수입차협회가 발표한 11월 신규 등록에 따르면 한국 닛산의 큐브가 한 달간 735대를 등록해 전체 차종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BMW 코리아의 520d(526대)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E300(494대)를 제친 것.
한국닛산 관계자는 "큐브 출시 이후 3개월 간 계약 고객이 2000명을 넘어섰고 차를 기다리는 대기고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주문한 후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물량 확보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큐브 인기에 힙 입어 한국닛산의 전체 판매도 늘어났다. 한국닛산은 닛산(866대)과 인피니티(138대) 브랜드를 합쳐 11월 한달 동안 총 100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05년 한국닛산 법인 출범 이후 최초로 1천대 판매를 돌파했다.
특히 닛산 브랜드는 전월(496대) 대비 74.6% 증가한 866대를 팔아 폭스바겐(831대)을 제치고 브랜드별 판매순위 4위를 기록했다.
박스카 큐브는 어떤 차?
지난달 8월 국내에 선보인 큐브는 3세대 모델로 박스형(네모 상자)의 독특한 디자인과 '이효리 차'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4기통 1.8 엔진과 3세대 X트로닉 CVT(무단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20마력, 공인연비는 리터당 14.6 km에 달한다.
국내 판매되는 모델은 1.8S와 1.8SL 두 가지 트림이 있다. 1.8SL 모델은 16인치 알로이 휠, 풀 오토 에어컨디셔너, 7인치 내비게이션이 장착됐다. 특히 한국형 3D 맵을 적용한 7인치 내비게이션은 멀티 태스킹 및 화면 분할이 가능하며, 지상파 DMB는 물론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WMA/MPE라디오 등)를 이용할 수 있다.
1.8S 모델은 15인치 스틸 휠과 수동형 에어컨디셔너, USB포트와 AUX단자를 통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와 연동이 가능하다. 가격은 1.8S 모델이 부가세를 포함해 2190만 원, 1.8SL 모델이 2490만 원이다.
큐브 인기 모델은 고급형
한국닛산이 발표한 큐브의 판매현황을 보면 1.8SL과 1.8S의 판매비율은 약 6:4로 고급형이 많다. 구매자 성별은 남녀 비율이 50대 50이며, 이중 20대가 약 20%, 30대 약 55%, 40대 이상이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색상별로는 화이트 펄이 60%, 비터 초콜릿이 21%, 캐리비안 블루가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큐브의 베스트셀링카 등극은 배기량이 작은 차라도 가격이 합리적이고 경제성만 갖추면 수억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럭셔리카 와의 경쟁에서 얼마든지 이길 수 있는 예를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취재부장입니다. 이 기사는 오토모닝에도 동시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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