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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국민앱', 글로벌시장 점령할 수 있을까?

[서평] 카카오톡 성공신화 다룬 <톡톡! 국민앱 카카오톡 이야기>

등록|2011.12.08 17:24 수정|2011.12.09 08:48

▲ <톡톡! 국민앱 카카오톡 이야기> ⓒ 머니플러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이다. '카카오'라는 이름은 발음하기도 편하고 달콤한 이미지라고 추천한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카카오톡은 '국민앱'으로 통한다. 지난 2010년 3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최근엔 가입자수가 3000만 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은 2011년 7월에 앱 포털 서비스 팟케이트가 발표한 상반기 한국 앱스토어 내 무료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1년 8월 기준으로 하루 카카오톡으로 보내지는 메신저 건수는 약 5억 건. 지난 8월과 9월엔 국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사용자 중 92.8%가 한 번 이상 카카오톡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신문>에 따르면 최근 11월 기준 메신저 건수는 하루 7억 건이다. 

지난 2009년 11월 KT가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는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강세이고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꾸준한 가입자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은 거의 독보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3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에 이어 3개월 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마이피플'을, NHN은 2011년 2월에 '네이버톡'을 각각 선보였지만 이들은 여전히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다. 이보다 더 늦게 시장에 뛰어든 이동통신사인 SK '네이트온톡'은 2011년 7월 출시 이후 350만 명, 2011년 6월에 출시한 KT '올레톡'은 130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시장선점' 효과는 절대적이다. 카카오톡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한 성장세이다. 현재 가입자의 약 20% 정도는 해외 가입자이다. 카카오톡은 전체 글로벌 가입자수 1억 명 돌파에 대한 원대한 꿈을 실현하고 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과 함께 향후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따라 잡는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로 성장할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톡은 글로벌 시장을 점령해 본 일이 없는 한국 인터넷 벤처 비즈니스사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자신문 현직 기자 세 명이 함께 쓴 <톡톡! 국민앱 카카오톡이야기>(문보경, 권건호, 김민수 저, 머니플러스 펴냄)는 이런 카카오톡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카카오가 꿈꾸고 있는 모바일 생태계 경제 등을 심층적으로 다룬 책이다. 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김범수 의장과 이제범 대표 인터뷰 내용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지향하는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  

서비스 2년도 안 돼 가입자 3000만 명 돌파... 비결은?

지난 2007년 8월 NHN에 사표를 던진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2008년 새로운 벤처기업 아이위랩을 설립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기반한 위지아닷컴과 부루닷컴이라는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나 이 두 서비스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도에 사업을 접었다.

2009년 말부터 국내에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김범수 의장은 모바일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전화기에 필요한 '킬러앱'을 찾던 중 '전화 아니면 문자'라는 중심 기능을 하나로 압축했다. 'PC에서 검색이 넘버원이라면 전화기는 소통하는 툴이 킬러앱'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를 개발하면서 소통기능과 무료에 중점을 두었다.

당시 벤치마킹 대상은 미국 애플리케이션 왓츠앱으로 이 서비스는 다운로드형으로 유료서비스였다. 이에 카카오톡은 서비스모델로 접근해 무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톡 무료 모바일 메신저가 나온 시점은 시기적으로도 좋았다. 2009년 11월 KT에서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누구보다 앞서 무료 메신저를 개발한 것이다.

카카오톡은 최초 무료 모바일 메신저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처럼 남보다 발빠른 무료 메신저 모델은 카카오톡을 초기부터 무료앱 부문 최상위권에 꾸준히 노출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게된 것이다.

앱 사용자들은 보통 1개의 메신저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먼저 시장에 진입해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 이펙트(network effect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효과)'가 매우 강한 시장이다. 특별히 차별적인 요소가 없는 한 선점한 업체의 벽을 후발업자가 넘기란 쉽지 않다. 현재 카카오톡 독주가 이를 증명하는 셈이다.

카카오톡 궁극적 목표는 '모바일 생태계 경제'

카카오톡의 놀라운 성장 그 밑바탕엔 카카오가 내세우는 다섯 가지 원칙이 자리하고 있다. 첫째는 모바일 분야는 특히 시장대응속도가 생명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핵심아이디어 하나만 담아 서비스를 빨리 내놓고 나머지는 고객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보완하는 전략이다.

셋째는 빠른 변화를 위해 유연한 조직을 갖추는 것이다. 넷째는 4명이 두 달 내에 개발하는 4-2법칙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구성원 모두가 신뢰를 바탕으로 논쟁하고 때론 충돌하며 결론에 이르면 그 결정에 모두 헌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유연한 수평적 조직을 운영하는 이유는 이러한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PC와는 달리 휴대폰은 언제 어디서든 로그인 상태로 있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알맞은 플랫폼이다. 앞으로 카카오는 사람과 사람, 기업과 기업, 서비스와 서비스를 이어주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카카오는 모바일 생태계 허브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카카오톡 비즈니스 모델은 소셜 그래프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기본에서 출발한다. 카카오톡 안에서 다양한 앱을 노출시켜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기업이나 사람이 돈을 벌게 해주는 시스템을 꿈꾼다. 이런 구조는 모바일 비즈니스 생태계를 위한 플랫폼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모바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이 없다. 따라서 모바일에서 비즈니스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포털 1위인 네이버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영향력과 확장성이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톡은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은 없지만 그 확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명이 만든 카톡이라는 앱이 216개 국 2000만 명(7월 기준)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 도움이 아니라 미국의 구글, 애플이 도움이 됐다. 만약에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통신사나 대기업을 찾아가서 제안서를 내고 '이 서비스 좀 붙여주세요' 하는 식으로 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비즈니스는 전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카카오는 이렇듯 규모의 경제가 있는 회사가 힘을 이용해서 취사 선택하는 구조와 경제가 아닌 이른바 생태계 경제를 꿈꾼다. 약간의 규칙과 공정한 원칙만 만들어 놓고 서로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로써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궁극적으로 카카오는 모바일 생태계 경제를 꿈꾸고 있다.

카카오톡, 글로벌시장 점령할 수 있을까?

전세계 가입자가 2억 명인 트위터는 현재 수익모델 부재로 거품 논란이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2012년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이 아닌 토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의 성장세도 인상적이다. 중국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런런'은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2011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 2004년 설립된 일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그리'도 급격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뉴욕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글로벌 시장을 점령해 본 일이 없는 한국 인터넷 벤처 비즈니스사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 글로벌 가입자수 1억 명이 결코 꿈이 아닌 현실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지난 11월로 가입자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3월 가입자수 1000만 명 돌파에 이어 8개월 만에 가입자수가 2000만 명 더 증가한 속도이다.

카카오톡 출시 1년 6개월만에 가입자수 3000만 명을 돌파한 카카오톡의 성장세. 앱을 노출시켜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기업이 돈을 벌게 해주는 등 모바일 비즈니스 생태계를 위한 플랫폼이자 허브로써 미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 IT역사를 관통하는 산 증인이며 지금도 그 역사를 쓰고 있는 김범수 의장은 1995년 삼성SDS에서 PC통신 '유니텔'을 개발한 후 1998년 독립해 한게임을 설립했다. 2000년엔 네이버컴과 합병해 NHN 공동창업자가 됐다. 2007년엔 NHN을 떠나 또 다른 벤처기업을 설립해 이젠 모바일 세상을 만들고 있다. 책 <톡톡! 국민앱 카카오톡 이야기>는 공저자인 세 명의 기자와 김범수 의장이 나누는 인터뷰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몇 가지 대목을 정리했다.

NHN을 그만두고 카카오톡을 만든 이유는?

그는 인생 1막을 정리하고 이제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NHN은 커졌지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었다. 때문에 자원해서 NHN 미국 법인 대표를 맡았다. 이때 그는 미국에서 두 가지가 보였다고 한다. '웹 2.0'과 '아이폰'이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고 무언가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품게 된다.

"또 한편으론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바뀌던 그때가 오버랩되었다.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바뀔 때의 비즈니스 모델이 변했다. 일반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통신사와 콘텐츠 공급자(CP)의 관계 변화도 오버랩되었다. 당시 PC통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뎀 장비 등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밖에 할 수가 없었다.

콘텐츠 제공자는 PC통신사와 수익을 나누니까 버는 게 뻔했다. 그러다가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나 서비스 업체도 돈을 벌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시대가 변화하는 동안 통신사도 같아 보였다. 예전에는 통신사를 통해서만 모바일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었고 수익도 통신사와 나눠야 했다. 이 역학관계가 무너지는 게 보였다.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 확신해 모바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의 선택은 현재로선 대성공인 셈이다.

어떤 사람으로 남기를 원할까?

그는 지난 4월 기자 간담회에서 한 편의 시를 공개한 적이 있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이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그는 NHN을 떠나면서 멘토로서 때론 투자자로서 100명의 CEO와 함께 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투자자보다는 경험을 갖춘 선배 기업인 입장에서 또한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지원하는 형태이다. 자신의 성공적인 삶의 의미를 '생애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고 말한 안철수 교수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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