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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헌법기관 유린, 행정관 윗선 캐야"

디도스 공격 전날, 청와대 행정관 저녁식사 자리 동석...경찰 조사하고도 함구

등록|2011.12.09 11:32 수정|2011.12.09 11:47

▲ 전날 국회 등원에 대해 전격 합의해 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최고위원 등에게 질타당한 뒤 나오는 하품을 참지 못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원내대표 간 합의는 최고위에서 인준을 받지 못했고 의원총회에서 거부돼야 한다"면서 "유감스럽지만 김 원내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 남소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논의가 오간 지난달 25일 술자리에 앞선 1차 저녁식사 자리에 청와대 행정관 박아무개씨도 함께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이를 파악해 박 행정관을 불러 조사하고도 언론에는 알리지 않아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경찰의 축소·은폐 수사"라며 경찰을 성토했다. 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진표 원내대표는 "사이버 테러 전날 밤 1차 저녁 모임에 국회의장 비서, 한나라당 전·현직 의원 비서, 청와대 행정관까지 모두 4명이 동석했고 행정관도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경찰은 언론이 보도할 때까지 쉬쉬했다"며 "경찰이 수사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기문란 중대 범죄를 개인 소행으로 몰고가려는 꼬리자르기를 믿을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며 "경찰이 흐지부지 끝내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청와대가 헌법기관을 유린한 사상초유의 사건으로 한국판 워터게이트"라며 "청와대 행정관의 윗선을 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박 행정관을 7일 불렀지만 강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제대로 조사를 못했고, 8일 다시 조사했다"며 "2차 술자리에서 공씨를 만난 것도 아닌데 이름을 공개하면 인권침해 논란이 일 수 있어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박 행정관은 공씨와 전혀 모르는 관계이고 술자리를 함께하지도 않았다"며 "박 행정관은 저녁식사 후 동석자가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청와대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저녁식사 자리에는 한나라당 의원 비서 김아무개씨, 국회의장 비서 김아무개씨, 한나라당 전 의원 비서 박아무개씨, 청와대 행정관 박 아무개씨가 함께했다. 이 중 국회의장 비서 김씨와 한나라당 전 의원 비서 박씨는 2차 술자리로 옮겨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최구식 의원 비서 공 아무개씨와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서 공씨와 국회의장 비서 김씨, 한나라당 전 의원 비서 박씨는 디도스 공격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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