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맞아 죽을" 각오로 전대 임하는 손학규... 정족수 채울까

[12·11 민주당 전대] '통합' 표결하면 통과가능성 높아... 몸싸움 빚어질 수도

등록|2011.12.09 20:26 수정|2011.12.09 22:09

▲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보고 간다는 정신과 자세가 야권 통합에 필요하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전당대회를 잘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 남소연


"내가 맞아 죽겠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통합전대 반대파'로부터 오는 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이하 전대)와 관련해 험악한 소리를 듣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전대에서 무슨 일을 당하든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손 대표가 '맞아 죽을' 각오까지 하며 임하겠다는 전대는 야권통합을 결의하는 자리다. 통합으로 가느냐 아니면 무산되느냐가 가름되는 것이다. 만일 반대파의 반발로 전대 자체가 무산되거나, 몸싸움 등으로 파행을 빚을 경우 민주당의 통합 전선에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손 대표는 전대안건과 대의원 명단을 확정하기 위해 9일 열린 당무위원회에서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통합이 필요한데 지금 이 상황에서 전대가 무산되거나 전대 결론을 제대로 내리지 못하면 우리는 공멸하게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대 적극 참석' 대의원 응답자 38%에 그쳐

그렇다면 전대는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까.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다양하다.

큰 얼개로는 전대 정족수를 채우느냐, 채우지 못하느냐로 나뉜다. 전대에서 안건을 표결하려면 전체 대의원 1만 562명의 절반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정족수를 못 채울 경우 통합 의결 자체가 불가능해 전대는 무산되게 된다. 이 경우 다시 전대를 열거나 중앙위원회를 열 수 있지만, 절차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으로는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현재로서는 '정족수 미달'로 인한 부결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많다. 현 방식의 통합에 반대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전대 성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는 9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도부에서 사무처 당직자를 파견하고 공문까지 보내는 등 대의원들을 설득하고 있고 나부터 지역위원회를 통해 참석을 독려하고 있기 때문에 성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전히 낙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지도부의 판단이다. 지난 7일 대의원 3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통합 의결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80%에 달했지만, 전대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겠다는 의견은 38%에 그친 것이다. 이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통합 의결에 찬성하는 대의원이 다수지만 의결 정족수인 5000명을 채우지 못해 통합 의결이 무산될 수 있는 것이다.

당 조직 업무에 밝은 한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어제(8일) 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전체 지역위원장 241명 중 100여 명만 참석했다, 열의가 떨어진 것"이라며 "통상 대의원 명단은 일주일 전에 확정되는데 오늘(9일) 확정됐다, 불안한 요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지도부는 "결코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전대 준비에 올인하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손 대표의 '전대 참여' 요청 발언을 녹음해 ARS로 돌리고, 문자를 보내는 등 대의원들을 상대로 참석을 독려하고 있고 최고위원들과 지역위원장들도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표결 시 '통합 의결' 통과 가능성 높아... 몸싸움도 배제 못해

▲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열린 전국 지역위원장회의에서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야권통합을 놓고 손 대표와 대립하고 있는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민주당 손학규에 대표에 대한 대선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연합뉴스


일단 정족수를 채운 후에도 여러 변수는 남아 있다. 반발이 없다면 표결 없이 통합을 결의할 수 있지만 반대가 있을 경우 표결절차를 밟아야 한다. 전당대회 준비위는 표결 가능성에 대비해 전자개표 등의 준비를 마쳤다. (투·개표 과정은 선관위에 맡겼다.)

표결을 하면 통합 의결이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 관계자는 "표결 시 통합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원외지역위원장도 "표결하면 지도부의 뜻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체 241명의 지역위원장 가운데 90%에 달하는 207명이 "11일 전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통합결의를 가로막으려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뜻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통합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는 대의원들이 전대에 참석해 회의는 열어두고 표결 직전 한꺼번에 퇴장해 표결을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참석 후 표결 전 퇴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일부 원외지역위원장·당원들이 거친 언사·단상 난입 등의 돌출행동을 해 전대가 파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일 열린 지역위원장 회의에서도 고성이 오갔고 격렬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이 과정에서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몸싸움 발생 가능성'에 대해 "어제 지역위원장 회의의 소란을 보거나 여러 가지로 볼 때 혹시 전당대회가 잘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무위에서 1만 2000명의 대의원 중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대의원 2000명을 정리한 데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 박 전 원내대표와 뜻을 함께하는 염동연 전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의원들이 당비를 안 냈으면 내달라고 요청부터 해야지 그런 것 없이 대의원 수를 조정하면 독단적으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것"이라며 "대의원에서 제외된 사람 마음이 어떻겠나, 충돌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대에서 통합 결의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민주당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서명자 명단
강봉균 강성종 강신철 강창일 강훈식 고영로 권오혁 권혁운 김교흥 김낙순 김남배 김명석 김민기 김병욱 김봉현 김부겸 김비오 김상희 김성곤 김성욱 김성원 김성진 김성태 김성호 김영주 김영춘 김영환 김우남 김유정 김 윤 김위한 김재윤 김종희 김지수 김진표 김진향 김창집 김창숙 김철용 김춘진 김태년 김태훈 김현미 김형수 김홍장 김효석 김희섭 김희철 나소열 나완수 남칠우 노영민 노웅래 류광태 류왕도 문병호 문학진 문희상 민병두 박광순 박남현 박범계 박병석 박수현 박영근 박영선 박영순 박완주 박우순 박은수 박익만 박정현 박 준 백두현 백원우 백재현 부좌현 서재관 서종표 서준석 선병렬 설 훈 소병훈 손영섭 손현경 송관종 송기정 송두영 송민순 송영철 송인배 신 건 신계륜 신기남 신범식 신학용 안규백 안민석 안장환 양승조 양철조 오세호 오영식 오제세 오중기 오 훈 우원식 우상호 원혜영 유기홍 유승희 유은혜 유인태 유필우 윤종군 윤호중 윤후덕 이경숙 이기우 이낙연 이남희 이덕우 이동기 이동섭 이목희 이미경 이상수 이서령 이성남 이승채 이승천 이원욱 이원재 이유경 이인영 이재성 이재한 이종걸 이찬열 이철우 이춘석 이태권 이호웅 임대승 임동욱 임미애 임종석 임 진 장기태 장기철 장복심 장세환 장영기 전병헌 전재문 전해철 전혜숙 정동영 정미영 정범구 정보영 정봉주 정성호 정세균 정장선 정재성 정청래 정호준 조광주 조배숙 조상래 조익래 조일현 조정식 주승용 주형국 차 영 최경순 최규성 최규식 최영희 최재성 최원식 최인호 최재천 최종원 최준철 추미애 하귀남 한광원 한금석 한서윤 허대만 허동준 허태정 홍영표 홍헌표 황우철 황환식

(11/8일 21:00 현재) 서명자 : 총 207명 (광주 포함)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