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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열악한 청소년지도사 처우 개선돼야

청소년 수련활동 전문지식과 지도기법을 갖춘 전문직 복지운동가, 그러나 실상은...

등록|2011.12.12 08:54 수정|2011.12.12 08:54
어른들은 늘 청소년이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상 미래가 되어야만 주인공이 되므로 현 시대에는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중성을 띈다. 사회는 청소년에게 '비행'과 '문제'라는 수식어를 주저없이 지칭한다. 어른들은 늘 자신도 청소년 때가 있었다며 전문성도 없이 스스로 청소년지도자라 부른다. 국가도 학생 정책만 쏟아놓지 청소년정책은 생색내기 수준이고 국가 청소년부처는 이리갔다 저리갔다 찬밥 도토리 신세다. 공무원 조직에서 청소년부서는 한직이 된지 오래고 예산은 늘 뒷전이다. 

대한민국 청소년은 병든 병아리마냥 새벽에 나가 밤중까지 학교와 학원, 거리를 방황한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은 날로 황폐화지고 OECD 국가 중 청소년 행복지수와 사회적 역량은 최하위다. 그러나 지적 역량은 OECD 국가 중 2위에 이를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해 의사소통과 사회참여의 욕구가 증대되고 있다. 35개 중앙행정기관(15부 2처 18청)중 27개 기관에서 255개의 청소년사업을, 16개 시도에서 634개 청소년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하는데 우리 청소년들은 왜 이리 외롭고 힘이 들까. 하여 우리 사회에는 그들의 벗이 되고자 자처하는 사랑과 봉사의 공인 청소년지도사가 있다.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기본법 21조에 따라 자격검정 시험에 합격하고 청소년지도사 연수기관에서 실시하는 연수과정을 마친 뒤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가리킨다. 청소년지도사는 주먹구구식의 청소년지도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청소년 수련활동에 대한 전문지식과 지도기법 및 자질을 갖춘 청소년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3년부터 배출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약 2만여 명의 청소년지도사가 배출됐고 계속 배출되고 있으나 청소년분야 사회복지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인식이 부재하고 그 처우가 대단히 열악하다.

▲ 지난 11월 29일, 성동청소년수련관에서 서울특별시청소년수련시설협회가 주최한 청소년지도사 연수에 김민석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강의하고 있다. ⓒ 이영일


청소년지도사들이 주로 종사하는 청소년수련관은 지역마다 조금씩 편차가 있지만 매년 15~20% 미만의 지자체 보조금을 받는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공익시설인 청소년수련관을 짓고 청소년전문단체에 운영을 맡기고선 이후엔 알아서 돈을 벌어 유지하라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청소년을 위해 존재하는 청소년수련관이 수련관 유지는 둘째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성인을 대상으로 생활체육 프로그램이나 강좌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회비까지 조례로 묶아놓아 값싼 스포츠센터화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인간의 생애주기에서 어쩌면 가장 열정이 끓어올라 주체하기 어렵고 복잡한 청소년들을 상대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처우는 싸구려 학원 강사 수준이다. 청소년지도사가 아무리 신념으로 일하는 직업이라지만 청소년지도사에 대한 사회적 무성의는 그 도를 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과도한 입시체제에서 그들은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솟아오르는 욕구와 정열을 꾸역꾸역 눌러가며 성공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에게 샘물같은 촉촉함과 세상을 향해 가슴을 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는 청소년지도사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어간다면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그들의 처우와 인식 개선을 위해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은 표가 되지 않는다고, 청소년지도사들을 하급 기술자라고 치부하는 관료들은 이제 우리 미래를 위해 청소(淸掃)되어야 할 가짜 청소년지도자다. 이제 청소년지도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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