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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도 감동한 그 맛... 키조개 출하현장을 가다

여자만 키조개 풍년... 어선 한척당 하루 6000개씩 잡아올려

등록|2011.12.21 15:52 수정|2011.12.21 15:52

▲ 요즘 여자만에는 키조개가 풍년인 가운데 출하중인 키조개가 용달차에 가득 실려있다. ⓒ 심명남


요즘 여수 여자만에는 키조개가 풍년이다. 바다사람들에게 일명 게지라 불리는 키조개는 껍데기의 크기가 20cm 이상 되는 대형 어패류 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키조개는 명불허전을 자아내게 하는 요리재료 중에 으뜸 소재다. 예전에는 청정바다인 여자만 키조개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었지만 요즘은 거의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입맛이 업그레이드되면서 키조개는 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방송되었던 KBS 2TV <해피선데이>에 소개된 장흥 '키조개 삼합'은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내게 했다. 이후 이곳을 찾은 1박2일 멤버들을 '뻑'가게 만든 생살을 드러낸 하이얀 키조개는 생각만 해도 군침을 돌게 한다. 키조개 관자살은 정말 별미 중의 별미로 그야말로 감동이다.

20일 여자만 키조개 출하현장을 찾았다. 바다에서 작업을 마친 한 척의 작업선은 부둣가에서 게지를 한참 차량에 옮겨 싣고 있는 중이다. 게지를 옮겨 싣는 기계인 콤베어는 쉴 새 없이 돌고 있다. 콤베어에 실려 오는 키조개는 한 조랑에 30개씩 묶여있다. 키조개 잡이 00호가 오늘 잡은 양은 1톤 트럭을 가득 채웠다. 약 1톤의 물량이란다. 수량으로는 약 6000개의 숫자다. 이곳에서 출하되는 키조개는 한 개에 1300원에 출하되고 있다

▲ 바다에서 잡아온 키조개를 배에서 용달차로 푸는 콤베어 위에 키조개가 운반되고 있다. ⓒ 심명남

▲ 바다에서 잡아온 키조개를 배에서 용달차로 푸는 콤베어 위에 키조개가 운반되는 가운데 선원이 옮겨 싣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심명남


"아저씨 이 키조개 다 어디서 잡은 거죠?"
"여자만에서 잡았지라."
"이렇게 많이요?"
"하루에 보통 이정도는 잡지라."
"뭐하려고 그러요."
"키조개가 하도 신기해서요."
"세상살이가 다 신기하지 뭐."


어부들은 자꾸 뭐하러 그러느냐고 묻는다.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한 선원은 계속되는 질문과에 귀찮은 표정이다. 그것도 한참 일해야 할 낮에 폰카로 사진이나 찍어대니 한심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삼백쯤 버냐"는 질문에 뻥튀기로 응수하니 놀란 남성은 자기도 블러그를 하겠단다.

"바쁘요, 바뻐, 뭐 할라고 그러요."
"블러그에 사진 좀 올리게요."
"아저씨는 직장 안다니오?"
"블러그가 직장입니다."
"골치 아프네, 골치 아파."
"얼마나 버요, 한 삼백 벌어요?"
"삼백 가지고 어떻게 먹고 살아요."
"허허 나도 블러그 좀 해야겠네."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바다에서 양식하는 홍합농사가 울상인 반면 키조개는 풍년이라고 한다. 키조개를 캐는 시기는 10월부터 4월까지가 시즌이다. 날싸가 더우면 썩어 버리기 때문에 여름에는 작업을 피한다. 어부들이 잡은 키조개는 여자만 수심 5∼10m의 뻘 속에 박혀 서식한다.

▲ 섬달천 포구에 여자만에서 키조개를 잡는 어선들이 부두에 정박되어 있다. ⓒ 심명남


키조개 잡이는 선장과 선원, 그리고 다이버로 구성되어 3명이 한 조가 된다. 지금은 바다 날씨만 좋으면 물때에 상관없이 물 속에 투입된 다이버가 키조개를 잡아 올린다. 이들은 오전 7시에 갔다가 오후 4시경이면 입항해 출하를 하면 하루일과가 끝난다. 키조개 풍년에 요즘 여자만 키조개잡이 어선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덧붙이는 글 전라도뉴스와 넷통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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