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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김석준-정희준 교수 "부산을 우야꼬?"

21일 저녁 토크콘서트 ... 부산 문재인-문성근-김정길 등 출마할 듯

등록|2011.12.22 14:49 수정|2011.12.23 14:47
"부산을 우야꼬?"

조국(서울대)·김석준(부산대)·정희준(동아대) 교수가 하나의 답을 내놓았다. 이들은 "내년 봄바람이 부산을 다시 회춘시키고 부활시키는 바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민주시민교육원·진보광장 등 부산지역 단체들이 21일 저녁 국제신문사 대강당에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김석준 교수는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으로 내년 총선(해운대기장을)에 출마할 예정이다.

▲ "조국, 김석준에게 묻는다. 부산을 우야꼬"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가 21일 저녁 국제신문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사회자 정희준 동아대 교수, 김석준 부산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 박지은


정희준 교수는 "옛날 자유당 시절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 구호가 있었다"면서 "부산시민들은 너무 착한 것 같다. 부패한 정치인들, 무능한 부산시, 가난에 적응한 것 같고, 살기 힘든 세상이 현실적인 기준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우리가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학교를 다닌 조국 교수는 "출향인사를 드리는 것 같다. 이병박 정부 같은 형태가 한 번 더 연장된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지 너무 걱정이 되어 발언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부산이 바뀌어야 전국이 바뀔 수 있다"고 인사했다.

이들은 대학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는데, 김석준 교수는 "유신 말기 '유신 반대' 입만 뻥긋해도 잡혀가는 시절이었다. 졸업할 무렵 지방 대학이 커지면서 27살에 교수가 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청년실업 이야기도 나왔다. 조 교수는 "'청년실신'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졸업해봐야 실업자가 되거나 신용불량자가 된다. 대학교수의 고객은 학생인데, 그 처지가 너무 안타깝다"면서 "이 문제는 청년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는 여의도에서 만든다"고 말했다.

"부산은 10년간 인구 40만명이 줄어"

부산은 어떤가. 정희준 교수는 "인구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10년 동안 지금 시장을 세 번씩이나 모시는 바람에 활력이 쳐져 있다. 자살률이 전국 최고다. 다른 지자체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부산은 10년간 40만 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하며 부산을 떠났다"고 한 조국 교수는 "정기적으로 부산에 내려올 때마다 활력있는 부산 모습이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제일 안타깝다"면서 "기업들이 울산, 김해, 창원 등으로 빠져나가고, 대기업의 지사가 들어오는데 이 경우 고용은 되지만 벌어들인 돈이 서울로 빠져 나간다. 부산 물정을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과거 노무현 정권 때 시도했던 지방분권 정책을 더 강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조국, 김석준에게 묻는다. 부산을 우야꼬"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가 21일 저녁 국제신문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사회자 정희준 동아대 교수, 김석준 부산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 박지은


"대안이 쉽지 않다"고 한 김석준 교수는 "결국 갈수록 수도권에 모든 자원이 집중되면서 지방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안에서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가능성을 만들어야 했다"면서 "'야도'에서 '여도'로 바뀐 뒤 한나라당이 말뚝만 박으면 당선되는 상황 아래서 열심히 할 유인이 사라졌다. 시민을 두려워 하지 않는 정치인이 된 것이다. 시민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국 교수는 "YS(김영삼) 이후 부산은 일당 독재의 상황이 되었다"면서 "전라도에 가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부산시민들이 '몰빵'을 해주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의원부터 구의원까지 몰빵을 해주었는데, 그 의원들이 부산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무조건 찍어 주는데, 신경 쓰는 사람은 자기 위의 대장 밖에 없다. 이것을 깨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박근혜 복지는 가난한 아이들 눈물 밥 먹이자는 것"

복지도 거론됐다. 조 교수는 "노동과 결합된 복지인지, 노동과 결합되지 않은 복지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노동문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남는 사람에게 복지를 제공한다는 것은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박근혜의 복지'는 노동이 제외된 복지다. 진보 진영은 바로 노동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준 교수는 "박근혜가 이야기 하는 복지를 보면, '맞춤형 복지'라고 한다. 말을 세련되게 표현하지만, 결국 가난한 아이들 '눈물 밥' 먹이자는 것이다. 교묘한 말에 숨은 본질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에서 올해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조국 교수는 "한국 사회가 제조업의 위기를 겪고 있다. 노동자를 자르고 회사를 동남아로 옮기면서 순식간에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며 "제일 분노한 것은 정부와 여당 인사가 여기에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의 무능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 "조국, 김석준에게 묻는다. 부산을 우야꼬"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가 21일 저녁 국제신문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사회자 정희준 동아대 교수, 김석준 부산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 정현미


영남노동운동연구소를 운영했던 김석준 교수는 "한진중공업 투쟁은 정리해고 투쟁에서 승리한 싸움임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며 "남의 문제가 아니라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라는 것이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시민들이 깨닫게 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총선·대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 정희준 교수는 "내년이 중요한 해다. 대선 단일화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총선이다. 낙관적으로 보는 분도 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석준 교수는 "정당 끼리도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시민사회도 이를 이루기 위한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후보단일화를 통해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고 한나라당을 심판할 수 있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조국 교수는 "안철수 교수가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온 세력과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룰을 정하고, 현재 두 그룹(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으로 모여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 두 그룹 사이에 공동의 10개 정책 등을 정하고 내각을 나누어야 한다. 보수진영과 손을 잡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는 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김영춘에 김석준 등 출마하면?

국회의원·부산시장 선거 등에 네 차례 출마했던 김석준 교수는 "당선을 위한 출마라기보다는 진보정당의 이념을 알려내고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출마를 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제는 정말 이기는 싸움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희준 교수는 "문재인 변호사가 출마한다고 한다. 김영춘 전 의원, 김정길 전 장관도 출마하고, 문성근(배우)씨도 '북강서을'에 출마한다고 한다. 이 쯤되면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에 김석준 교수는 "야권단일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개혁진영의 문재인, 진보진영의 김석준이 판을 끌어가는 쌍두마차가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면서 "이제 문성근씨도 같이 참여하면 여러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동남풍'도 기대했다. 조국 교수는 "삼국지에 보면 공명이 동남풍을 빌어 적벽에서 승리했다. 동남풍은 부산에서 시작된다. 동남풍이 분다면 디빌(뒤집을) 수 있다. 애향심은 롯데자이언츠면 충분하다. 그 애향심을 특정 정당에 보낼 필요는 없다"고 호소했다.

조국 교수는 "총선에 출마하지는 않지만, 판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당이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공동선거대책본부가 만들어져야 역할을 할 것이다. 김여진(배우)씨도 마산 사람이다. 내년에도 '공중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석준 교수는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모두 권력이 교체된다. 진보정당이 있는 민주주의,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 통합진보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 이 과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또 얼마나 오랜 세월을 진보정당 없는 민주주의 체제에 고통 받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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