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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사학비리는 언제까지 봐야 하나

'비리의 상아탑' 사립대 이사장-총장들 줄줄이 구속

등록|2011.12.23 20:51 수정|2011.12.23 20:52
사학비리로 학교가 폐쇄된 것은 2000년 광주예술대, 2008년 아시아대 등 2개가 전부였는데 곧 성화대와 명신대가 뒤를 이을 전망이다. 성화대는 설립자가 총장, 아내는 이사장, 큰딸은 총장 직무대행, 둘째 딸은 회계팀장을 하는 등 학교를 완전히 족벌체제로 운영하면서 교비 65억 원 횡령과 7억 부당집행 등의 불법을 저지른 것이 드러났다.

명신대는 설립자가 총장, 아내는 이사장, 딸과 아들은 부총장을 등을 맡았으며, 조카가 회계 책임자인 총무처장을 하면서 족벌로 운영됐다. 설립자 총장은 교비 13억8000만 원을 횡령하여 유죄 선고된 바 있는데, 2011년 감사에서 또 다시 교비 40억 원 횡령이 적발되었다.

현재 학교를 족벌로 운영하면서 사학비리로 문제가 되는 곳은 성화대와 명신대만이 아니다. 족벌 사학비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되고 있다.

▲부부가 교장-이사장 하며 수억 횡령 부산 성우학교
지난 22일 부산의 특수학교인 성우학교 교장이 구속, 공범인 교구 제작업자는 불구속 기소되었다. 이 학교 교장은 구매 대금을 부풀린 뒤 돌려 받는 등의 수법으로 4억 원을 가로챘고, 하지도 않은 방과후수업을 한 것처럼 교육청에 허위로 보고하거나 유령 강사를 허위로 등재해 인건비를 받는 수법으로 5억 원의 국고 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2008년 설립된 이 학교는 운영비와 교사 인건비 전액 등 연간 17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데, 설립자는 교장, 아내는 이사장이다. 교장과 이사장 부부가 지위를 이용해 예산 및 회계를 사적으로 운영하고 강압적인 지시로 교사들을 범행에 이용해오다 적발됐다.

▲ 수십억 금품수수 광주여대 총장 일가
21일에는 광주여대 O모 전 총장이 구속 기소됐다. 대학도서관장과 경리계장을 역임한 총장의 동생 등 대학 관계자 2명과 이들에게 돈을 준 업체 대표 6명은 불구속 기소되었다. 이 학교의 이사장은 전 총장의 아버지였다.

O총장은 교비 15억2000만 원을 횡령하여 아버지의 승용차 구입비 등으로 사용하였고, 도서관과 본부 신축공사 과정에서 경쟁 입찰을 가장한 수의계약으로 25억 원을 받아 개인 빚을 갚는데 썼다. 광주여대는 2003년에도 교육부 감사에서 20억 원대 교비 횡령이 적발됐는데도 이번에 또 거액의 횡령이 적발되었다.

▲ 엄마 이사장은 '횡령', 아들 기조실장은 '뇌물' 수원여대
지난 12월 15일 수원여대 전 이사장과 그의 두 아들이 사학비리로 불구속 입건되었다. 이 대학 C이사장은 교내 입점 업체가 학교에 낸 4억 원을 무단으로 법인회계로 편입하여 사용하였는데, 이는 사립학교법 제28조를 위반한 횡령이다.

또, 그의 큰아들은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하면서 물품 납품을 독점하도록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업체 대표로부터 1억6000만 원을 받았으며, 둘째 아들은 스쿨버스 업체를 운영하면서 버스 용역 계약을 독점하고, 유류비를 부풀려 학교로부터 3억5000만 원을 과다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 3억 공금횡령 목포 문태학원 이사장 기소
지난 12월 4일에는 학교 수익용 재산의 임대료를 부인의 통장으로 입금하는 방법으로 학교 공금 3억7백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목포 문태학원 M이사장과 B행정실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B실장은 학교 공사와 관련해 업체로부터 2천4백만원을 받은 배임수재 혐의가 추가됐다.

현재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이들이 학교 공사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과 함께 교직원 금품 수수 채용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상 최대 2500억 비리 명지학원 이사장 징역 7년 법정 구속
지난 11월 19일 교육계와 법조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모였다. 사상 최대의 액수인 2500억의 사학비리로 구속 기소된 명지학원 유영구 이사장에 대한 선고가 있는 날이었다.

이날 유 전 이사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명지대는 전국에서 등록금이 가장 비싼 학교로 알려져 있는데, 판사는 선고에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명지학원의 재정은 부실화돼 학교 교육의 부실화로 이어졌다. 값비싼 등록금을 내는 학생과 부모가 피해자다"라며 유 이사장을 질타했고,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 5년보다 높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 10억 횡령, 학교돈 2억으로 유흥주점 230차례... 부산정보대학
10월 18일 부산정보대학(학교법인 중앙학원)에서도 교육부 감사 결과 10억 원이 넘는 비리가 밝혀졌다. 이 학교는 설립자 K씨는 총장을, 그의 아내는 이사장을, 큰아들은 대학 교수로, 셋째는 대학 및 법인 보직, 며느리도 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전형적인 족벌사학이었다.

이들은 대학 교비 2억 원을 230차례에 걸쳐 유흥주점에서 사용하였고, 학생 실습용도로 7억 원에 구입한 회원권을 교직원이 근무시간 중에 골프를 치는데 이용하였다. 또 이사회 의결과 관할청의 허가도 없이 학교재산 8억여 원을 불법으로 임의 처분했다. 더 웃기는 것은 이 8억 원 중 2억5000만 원은 전 총장(설립자)인 K씨가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되자 대학으로 반납했는데, 나중에 이를 다시 슬그머니 되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 사채로 헐값 매입->381억 횡령->100억대 차익 되팔아... 국제대
10월 2일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는 사채를 끌어다 대학을 인수한 뒤 교비 381억 원을 횡령해 개인용도로 사용하여 기소된 평택 국제대 K총장에 대한 선고가 있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회에 만연한 사학재단 관련 비리를 근절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돈을 횡령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K총장은 2007년 교비계좌에서 110억 원을 인출해 가족의 사업 자금으로 빌려주거나 자신의 빚을 갚는 등 총 381억 원의 교비를 횡령해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학 인수 자금으로 사용된 사채를 갚기 위해 K씨와 함께 교비 93억 원을 인출한  H전이사장도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사장과 총장이 동시에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이들은 2007년 사채를 빌려 이 대학을 헐값에 인수한 후 교비 381억 원을 횡령하였고, 4년만에 100억의 차액을 남기고 학교를 되파는 엽기적 행각을 벌였다가 덜미를 잡힌 것이다.

▲전 한나라당 의원 이강두, 징역 1년6월 선고 한국승강기대
지난 8월 18일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전 국회의원 이강두 한국승강기대 이사장이 법원에서 징역 1년6월, 추징금 1억20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전 의원은 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 70억 원 중 30억 원 가량을 자신의 업무추진비, 인건비 등으로 멋대로 사용하고 총장 공모과정에서 1억 원, 대학 강사 등으로 채용해 달라는 부탁과 20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되었다가 이날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 이사장은 법정에서 끝까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비리의 상아탑'된 미친 사학비리 뒤엔 족벌운영이

명신대, 성화대, 수원여대, 명지대, 광주여대, 부산정보대, 국제대... 최근 사학비리로 문제가 된 대부분의 대학들이 족벌사학이거나 대물림 사학들이다.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또는 형제들이 이사장과 총장, 회계 등 학교의 주요 보직을 차지한 채 브레이크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문제가 생겼다.

지난 2005년 참여정부 시절인 17대 국회에서 이런 족벌사학의 비리를 막기 위하여 개방이사와 친인척 학교장 취임 금지를 핵심으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대표(현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전 서울시장 후보) 등을 중심으로 한나라당과 보수 기독교계 사학들의 거센 반발로 제대로 실행도 못 해 보고 재개정 되었다.

현재 조전혁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서명하여 개방이사제를 폐지하고 사학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전부 개정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태다. 그러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18대 국회에서는 사립학교법이 개정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새로 구성될 19대 국회에서는 족벌운영과 사학비리를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사립학교법이 개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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