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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리뷰] 2012년 기억해야할 이름 '루니 마라'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비밀스런 천재 해커 역 맡아 강렬함 선사

등록|2011.12.28 18:21 수정|2011.12.28 18:21
"영화는 길고 리뷰는 짧다" '이 영화 봐? 말어' 여러분의 친구, 애인, 가족 및 일가친척이 극장 매표소 앞에서 고민할 때, 팝콘을 사는 척하면서 '한뼘리뷰'를 재빨리 참고해보세요. 매주 '핫(Hot)한' 영화를 기자의 시각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푸는 코너입니다. 제 값내고 보는 영화 아깝지 않게 든든한 조언자가 되겠습니다. [편집자말]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밀레니엄' 3부작 중에 1편인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영화화. <세븐><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소셜 네트워크>를 연출한 데이빗 핀처 감독 연출, 다니엘 크레이그, 루니 마라 주연. ⓒ 소니 픽쳐스

이제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팬들도 그녀의 이름을 기억해야할 것 같다. 영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하 <밀레니엄>)의 여주인공으로 나선 루니 마라다. 

극중에서 루니 마라는 40년 전에 벌어진 한 소녀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천재 해커 리스베트 역을 맡았다. 그는 진실을 찾는 신념 강한 기자 미카엘로 출연하는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사건을 수사해 나간다.

루니 마라는 일단 스타일에서부터 충격을 전한다. 바짝 마른 몸에, 코와 눈썹, 입술에 피어싱은 물론 블랙의 짧은 헤어에 눈썹은 금색으로 탈색했다. 목에는 말벌, 등에는 용문신을 새겼다. 이런 외형은 사회적으로 격리된 느낌을 주면서도 어둡고 베일에 싸여 있는 듯 한  묘한 분위기을 자아낸다.

루니 마라는 리스베트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했다. 보통, 한국의 스릴러나 액션 장르에서 여배우들이 남자주인공들의 활약에 보조를 맞추는 정도로 문제를 풀어간다면 리스베트는 오히려 미카엘(다니엘 크레이그 분)보다 더 격하고 강렬하게 사건의 중심에서 문제를 풀어 나간다.

또한 리스베트는 생활비를 줄 때마다 그를 성폭행하는 법적 보호자인 변호사를 찾아가 항문에 봉을 박아 버리고 온 몸에 '나는 악질 강간범'이라는 문신을 새긴다. 그리고 변호사가 자신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시에는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과 주체성을 찾는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리스베트는 천재적인 해킹 능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한번 본 사진은 완벽히 기억하는 '천재적인 사진 기억력'을 갖추고 있어 사건을 풀어 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렇듯 루니 마라는 리스베트 역을 맡아 여태까지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창조적인 여전사, 어두우면서 폭력적인 요정 같은 신비스러운 매력을 잘 살려냈다.

15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엄>은 한 순간도 놓칠 장면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미쟝센과 스토리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다만, 사건이 풀리는 다이내믹해야할 지점에서 범인이 40년을 꽁꽁 숨어온 것에 비해 너무 쉽게 정체를 드러내 다소 '김'이 빠지긴 하다. 그럼에도 2012년 신년에 꼭 챙겨 봐야할 웰메이드 스릴러라고 추천을 하는 데에 이견은 없다(1월 1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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