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하루 새벽에 다시 고장의 명산 백화산을 올랐습니다. '태안반도태안청년회'에서 주최하는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 참석하면서 '신년 축시'를 낭송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새해 첫날 새벽에 백화산을 오르기는 2년만입니다. 지난해는 구제역 창궐 때문에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가 전격 취소되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지속되었던 새해 첫날 새벽의 백화산 산행이 아쉽게 중단되었습니다.
지난해도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신년 축시를 낭송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태안반도태안청년회'의 부탁을 받고 2010년이 저물어가는 시간에 <토끼의 큰 귀를 갖고, 젓가락이 되자>라는 이름의 축시를 지었습니다. 여러 시간에 걸쳐 시를 다 짓고 났을 때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조금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일찍 좀 알려줄 것이지!"라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미 이틀 전에 취소 결정이 났다는 말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그 덕분에 시 한 편 벌었잖아요"라며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나 같은 삼류문사 처지에 시 한 편을 지은 것이 무슨 '벌이'가 되겠습니까마는, 아내의 "시 한 편 벌었잖아요"라는 말은 내게 야릇한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지난해는 신년 축시를 짓기만 하고 백화산 마루에서 낭송을 하지는 못했는데, 올해는 다시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가 펼쳐진 덕에 이른 아침 백화산 꼭대기에서 포효하듯 낭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모두 용꿈을 꾸고, 용이 되자!>라는 이름의 시를 지었습니다. 60년 만에 맞는 '임진년'이라는 이름을 되새겼고, 올해가 '용의 해'임을 깊이 헤아렸고, 또 한미FTA 파고 속에서 치르게 될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의 의미를 천착하면서 시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강건한 내용의 시를 매우 힘있게, 정말 힘찬 소리로 낭송을 했습니다.
벌써 여러 해, 해마다 신년 축시를 지어 새해 초하루 새벽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 중에 낭송을 해왔습니다만, 이번이 가장 힘찬 소리로 낭송을 했지 싶습니다. 2010년(경인년 호랑이해)의 해맞이 행사 때 낭송했던 <태안 백화산에서 호랑이의 포효를 듣는다>라는 시보다 좀 더 강건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고, 더욱 힘찬 소리로 낭송을 했지 싶습니다.
해마다 '태안반도태안청년회'로부터 새해맞이 행사 축시 낭송을 부탁받으면서 조금은 불편한 마음을 갖곤 합니다. 새해맞이 행사 축시를 혼자 독점하는 것 같아 고장의 다른 시인들께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시인들께 부탁을 해보라는 권유도 해보았지만, '태안반도태안청년회'는 한사코 내게 부탁을 하곤 합니다.
아마 시 내용보다도 낭송 솜씨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무튼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몇 번이나 신년 축시 낭송을 했는지 얼른 헤아리기도 어렵습니다. 이러다가는 훗날 신년 축시만 모아도 시집 한 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쓰다 보니 '자기자랑'도 좀 한 성싶군요. 새해 초두부터 구렁이 제 몸 추는 짓을 한 것 같아 독자 여러분께 미안하고 죄송스럽습니다. 이 얘기로 새해 인사를 겸하면서, 여기에 제가 2012 임진년 초하루 새벽 충남 태안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낭송했던 '신년 축시'를 소개합니다.
신년 축시
우리 모두 용꿈을 꾸고, 용이 되자!
60년 만에 다시 맞는
임진년이라는 이름은 우선 뼈아프다
임진왜란이 떠오르고,
임진왜란을 겪었으면서도 끝내는
왜구들에게 나라를 빼앗겼던
저 36년 동안의 속박이 떠올라
치가 떨린다
420년 전의 임진왜란은 일정 부분
오늘에도 현재진행형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거대한 외국 자본들이
저 임진년의 왜구들처럼
우리 강토를 쓰나미처럼 덮칠지도 모른다
하여 2012 임진년의 흑룡은
더욱 바짝 긴장하며 힘찬 비상을 꿈꾼다
저 서구인들에게는 재앙을 상징하는 용이
우리에게는 상서로움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실체 이상의 영물이기에
우리 모두는 2012년의 웅비를 꿈꾼다
저 서구에서 덤벼드는 재앙의 드래곤을
대한의 용이 능히 막아내고 무찌르리라 믿는다
2012년의 헌걸찬 용은
4월과 12월, 두 번의 눈부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거대한 변화와 물갈이가
흑룡의 여의주에서 발현하여
장대한 용오름으로 승화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우리 다 함께
2012년 용의 해에는
지속적으로 용꿈을 꾸자
용꿈의 저력과 효험으로
변화와 변혁의 용오름을 만들자
우리가 용꿈을 꾸고자 하는 것은
개인보다는 사회공동체를
더 나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함일지니
우리 모두에겐 대의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2012년 용의 해,
우리 다 함께 용이 되는 용꿈을 꾸자
개인의 행운을 바라기에 앞서
내 정신의 확장과 승화와 비상을 꿈꾸자
변화와 변혁의 기회를 잘 살리고
진실과 정의, 생명과 평화
참 민주주의의 갈기를 세우는 일은
곧 나 자신이 용이 되는 길이다
막연히 용의 해가 가져다줄 행운만을 꿈꾸지 말고
내가 용이 되는 용꿈을 꾸면서
우리 다 함께 2012년을 힘차게 가꾸며
용이 비상할 수 있는 뜨거운 바람을 만들며
스스로 용이 되는 길로 용약하여 나아가자!
(2011년 12월 30일 짓고, 2012년 1월 1일/일요일 아침 '태안반도태안청년회 주최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직접 낭송하다.)
새해 첫날 새벽에 백화산을 오르기는 2년만입니다. 지난해는 구제역 창궐 때문에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가 전격 취소되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지속되었던 새해 첫날 새벽의 백화산 산행이 아쉽게 중단되었습니다.
▲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 기원제임진년 초하루 새벽 충남 태안 백화산 정상에서 거행된 '새해맞이 행사' 중 '기원제'에서 진태구 군수가 제상에 술잔을 올리고 있다. 진태구 군수, 정광섭 군의회의장, 김한국 문화원장, 양승복 태안반도태안청년회장이 제관으로 참여했다. ⓒ 최경자
지난해도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신년 축시를 낭송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태안반도태안청년회'의 부탁을 받고 2010년이 저물어가는 시간에 <토끼의 큰 귀를 갖고, 젓가락이 되자>라는 이름의 축시를 지었습니다. 여러 시간에 걸쳐 시를 다 짓고 났을 때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조금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일찍 좀 알려줄 것이지!"라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미 이틀 전에 취소 결정이 났다는 말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그 덕분에 시 한 편 벌었잖아요"라며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나 같은 삼류문사 처지에 시 한 편을 지은 것이 무슨 '벌이'가 되겠습니까마는, 아내의 "시 한 편 벌었잖아요"라는 말은 내게 야릇한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지난해는 신년 축시를 짓기만 하고 백화산 마루에서 낭송을 하지는 못했는데, 올해는 다시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가 펼쳐진 덕에 이른 아침 백화산 꼭대기에서 포효하듯 낭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모두 용꿈을 꾸고, 용이 되자!>라는 이름의 시를 지었습니다. 60년 만에 맞는 '임진년'이라는 이름을 되새겼고, 올해가 '용의 해'임을 깊이 헤아렸고, 또 한미FTA 파고 속에서 치르게 될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의 의미를 천착하면서 시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강건한 내용의 시를 매우 힘있게, 정말 힘찬 소리로 낭송을 했습니다.
▲ 만세와 함성 임진년 초하루 새벽, 충남 태안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이 여명 속에서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 최경자
벌써 여러 해, 해마다 신년 축시를 지어 새해 초하루 새벽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 중에 낭송을 해왔습니다만, 이번이 가장 힘찬 소리로 낭송을 했지 싶습니다. 2010년(경인년 호랑이해)의 해맞이 행사 때 낭송했던 <태안 백화산에서 호랑이의 포효를 듣는다>라는 시보다 좀 더 강건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고, 더욱 힘찬 소리로 낭송을 했지 싶습니다.
해마다 '태안반도태안청년회'로부터 새해맞이 행사 축시 낭송을 부탁받으면서 조금은 불편한 마음을 갖곤 합니다. 새해맞이 행사 축시를 혼자 독점하는 것 같아 고장의 다른 시인들께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시인들께 부탁을 해보라는 권유도 해보았지만, '태안반도태안청년회'는 한사코 내게 부탁을 하곤 합니다.
아마 시 내용보다도 낭송 솜씨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무튼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몇 번이나 신년 축시 낭송을 했는지 얼른 헤아리기도 어렵습니다. 이러다가는 훗날 신년 축시만 모아도 시집 한 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쓰다 보니 '자기자랑'도 좀 한 성싶군요. 새해 초두부터 구렁이 제 몸 추는 짓을 한 것 같아 독자 여러분께 미안하고 죄송스럽습니다. 이 얘기로 새해 인사를 겸하면서, 여기에 제가 2012 임진년 초하루 새벽 충남 태안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낭송했던 '신년 축시'를 소개합니다.
▲ 새벽 산정에서의 북 공연인천에서 꼭두새벽에 달려온 국악연주단 '비단음'이 임진년 초하루 새벽 충남 태안읍 백화산 마루의 여명 속에서 힘찬 북소리로 새해를 부르고 있다. ⓒ 최경자
신년 축시
우리 모두 용꿈을 꾸고, 용이 되자!
60년 만에 다시 맞는
임진년이라는 이름은 우선 뼈아프다
임진왜란이 떠오르고,
임진왜란을 겪었으면서도 끝내는
왜구들에게 나라를 빼앗겼던
저 36년 동안의 속박이 떠올라
치가 떨린다
420년 전의 임진왜란은 일정 부분
오늘에도 현재진행형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거대한 외국 자본들이
저 임진년의 왜구들처럼
우리 강토를 쓰나미처럼 덮칠지도 모른다
하여 2012 임진년의 흑룡은
더욱 바짝 긴장하며 힘찬 비상을 꿈꾼다
저 서구인들에게는 재앙을 상징하는 용이
우리에게는 상서로움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실체 이상의 영물이기에
우리 모두는 2012년의 웅비를 꿈꾼다
저 서구에서 덤벼드는 재앙의 드래곤을
대한의 용이 능히 막아내고 무찌르리라 믿는다
2012년의 헌걸찬 용은
4월과 12월, 두 번의 눈부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거대한 변화와 물갈이가
흑룡의 여의주에서 발현하여
장대한 용오름으로 승화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우리 다 함께
2012년 용의 해에는
지속적으로 용꿈을 꾸자
용꿈의 저력과 효험으로
변화와 변혁의 용오름을 만들자
우리가 용꿈을 꾸고자 하는 것은
개인보다는 사회공동체를
더 나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함일지니
우리 모두에겐 대의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2012년 용의 해,
우리 다 함께 용이 되는 용꿈을 꾸자
개인의 행운을 바라기에 앞서
내 정신의 확장과 승화와 비상을 꿈꾸자
변화와 변혁의 기회를 잘 살리고
진실과 정의, 생명과 평화
참 민주주의의 갈기를 세우는 일은
곧 나 자신이 용이 되는 길이다
막연히 용의 해가 가져다줄 행운만을 꿈꾸지 말고
내가 용이 되는 용꿈을 꾸면서
우리 다 함께 2012년을 힘차게 가꾸며
용이 비상할 수 있는 뜨거운 바람을 만들며
스스로 용이 되는 길로 용약하여 나아가자!
(2011년 12월 30일 짓고, 2012년 1월 1일/일요일 아침 '태안반도태안청년회 주최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직접 낭송하다.)
▲ 신년 축시 낭송임진년 초하루 새벽에도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 참석하고, 강건한 표정으로, 힘찬 목소리로 신년 축시를 낭송했다. ⓒ 최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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