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흔들리는 점을 비판하며 검찰을 떠난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가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최근 자신이 개원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트위터 이용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 여성 법조인으로 힘든 일이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
"꼭 법조인이라서가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직업을 가지고 일한다는 게 힘들다. 게다가 검사는 지역을 옮겨다녀야 한다. 그게 제일 힘들다. 어릴 때는 같이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지만 크고 나면 학교문제가 있어 가족들이 함께 갈 수 없다. 심지어 세집 살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는 가족들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는 해결하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여자들이 수퍼우먼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 정봉주 전 의원 구속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은 현 사법시스템에서 예견된 일이었다. 대법원은 법률심이라 양형을 다룰 수 없다. BBK는 종결된 사건 아닌가. 그래서 대법원도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국민들 처지에서는 박근혜 동영상을 보면서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리고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공표로 징역을 1년이나 산 사례가 없기 때문에 가혹한 형벌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한 게 아니고 정치적으로 한 일에 징역 1년형은 가혹하다."
"선거법 관련 사건치고는 오래 걸렸다. 강행규정으로 해놔서 지키려고는 하지만 크게 구애받지는 않는다."
- 그런 것이 대법원 판결의 정치적 해석을 낳지 않나?
"대법원 재판 시스템 아래에서는 유죄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 BBK 사건을 재심하든지 하지 않으면 말이다. 이 사건은 BBK사건의 후속사건이기 때문에 그렇다. 대법원이 이미 판결을 내렸고, 그 후에 일어난 사건인데 원사건이 뒤집어지지 않는 이상 (파기환송 등은) 어렵다."
- 이런 판결들이 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지 않나?
"맞다. 이번 건은 표현에 자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판결이다. 지금은 억눌렸던 표현의 자유가 분출되는 시기인 것 같다."
-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검찰이 내부에서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명하복 시스템과 인사문제가 가장 크다. 어느 조직이나 그 조직에 몸 담고 있는 이상은 조직에 반기를 든다는 것은 어렵다."
- 올해 열풍이 일었던 나꼼수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나?
"상당히 인상적이다. 대중들이 스스로가 말할 수 있는 통로를 얻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꼼수뿐만 아니라 SNS(의 활성화)도 그렇다. 기존의 언론이 장악했던 표현의 자유를 일반대중들이 그에 맞서 큰 힘을 획득한 것 같다. 이것은 우리나라 정치사와 사회변혁사에서 대변혁이다."
- 혹시 나꼼수에서 출연요청이 온다면?
"그건 생각해 보지 못했다."
- 사표낸 다음에 본인은 홀가분했나, 아쉬웠나?
"제 글이 이렇게까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파장도 일고 많은 분들이 격려도 해주시니까 그것에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 아쉬움은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움은 전혀 없다. 검사로서 사명을 다했다는 안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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