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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실적? 삼성전자가 못 웃는 까닭

'HDD 매각' 착시 효과... 연간 영업이익은 1조 감소

등록|2012.01.06 11:58 수정|2012.01.06 13:51
[기사보강 : 6일 오후 1시 55분]

▲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11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에서 갤럭시노트를 선보이고 있다. ⓒ 선대식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마음 놓고 웃진 못했다. 하드디스크 사업 매각 '반짝 효과'에도 연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4분기 실적 '역대 최대'... HDD 매각 대금만 7000~8000억 원

삼성전자는 6일 오전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4분기 매출은 47조 원, 영업이익은 5조20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41조2700억 원보다 13.88% 늘었고 영업이익은 22.35% 늘었다. 2010년 4분기(3조100억 원)에 비하면 무려 72.76%가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하드디스크 사업 매각에 따른 반짝 효과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해외에 있는 하드디스크 생산 설비와 지적재산권 등을 13억75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를 받고 씨게이트에 팔면서 씨게이트 지분 9.6% 외에 매각 대금 절반을 현금으로 받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드디스크 사업 매각 대금이 영업이익에 포함된 건 맞다"면서 "정확한 규모는 구체적인 사업 부문별 실적이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한국회계기준(K-GAAP)에서는 자산 매각대금이 영업외손익으로 처리됐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하면서 영업손익으로 계상할 수 있다.

매각대금 7000억 원 정도가 4분기 실적에 반영됐다고 치면 실질적인 4분기 영업이익은 4조5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반짝 효과'에도 연간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2010년 기록을 넘지 못했다.

2011년 연간 매출은 164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154조 원보다 6.5%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6.6% 감소했다. 2011년 영업이익은 16조15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2010년 17조3000억 원에 비해 1조1500억 원이 줄어든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3% 줄어든 3조 원 정도를 기록하는 등 상반기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6.6% 감소... 그나마 스마트폰이 살렸다

아직 사업 부문별 실적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그나마 스마트폰 등 휴대폰 사업 실적이 삼성전자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2011년 한해 국내에 휴대폰 1300만 대 이상을 팔아 시장 점유율 53%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4월 말 출시한 갤럭시S2를 480만 대 팔았고 11월 말 출시한 갤럭시노트를 비롯해 갤럭시SⅡ LTE 등 LTE 스마트폰만 130만 대를 팔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3분기까지 스마트폰만 6090만 대를 팔아 애플을 넘어섰고 연간 판매량은 1억 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폰까지 포함하면 3억 대를 훌쩍 넘어 2010년 판매량 2억8020만 대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부문별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외부에선 휴대폰 사업 영향이 큰 것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여러 복합적 시장 상황 때문이어서 유의미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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