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엔진사업부 소속 40대 노동자가 회사의 '현장통제와 탄압'에 항의로 분신해 생명이 위독한 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지부장 문용문)는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10일부터 전면 잔업거부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정규직 신아무개(44)씨는 8일 낮 12시 10분께 분신했다. 신씨는 곧바로 화상전문병원인 부산 하나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병원측은 9일 1차 수술을 했으며, 10일 2차 수술할 예정이다. 노조 지부 관계자는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고, 생명이 위독하다"고 전했다.


노조 지부는 9일 오전 사측에 '책임자 엄중 처벌' '현장통제·탄압 재발방지 대책과 대표이사 공개사과' '공장혁신팀 전면해체' '분신 조합원 관련 제반 비용 회사 부담' '분신 조합원 명예훼손 금지' 등을 요구했다.

노조 지부는 10일 오전 9시까지 요구사항에 대한 회사의 답변을 요구했고, 회가가 수용하지 않으면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조 지부는 10일 오전 10시 확대운영위원회를 열 예정인데, 이 회의 이전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노조 지부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울산공장 전면 잔업거부와 함께, 주말 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또 신아무개씨가 소속돼 있던 엔진사업부는 이날 오후부터 작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노조 지부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전근대적인 노무관리정책을 버리지 못한 사측으로 인해 현장 도처에는 노사갈등이 빈발하고 있다"며 "비인간적이고 불법부당한 노동탄압이 자행되어 온 것이 현대자동차의 부끄러운 현 주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 지부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매년 높게만 잡는 생산목표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와 인력 충원은 없는 상태"라며 "낡은 설비와 부족한 인력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강도로 신음하고 있는 노동자의 삶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이번 싸움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사측은 '현장탄압'이라는 노조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