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파로 재창당을 주장하고 있는 정두언 의원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까지의 한나라당은 보수당도 아니고 기득권당 출세당이 맞아요. 이젠 해체하고 제대로 된 보수주의정당을 세워야"라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은 분명 수명을 다했습니다. 이제 한나라당 이름으로 표를 달라고 할 수가 없게 됐죠"라며 이렇게 재창당 주장을 폈다. '디도스 선관위 공격사건'에 연이은 '고승덕 돈봉투'사건으로  더 이상은 '한나라당 이름으로 표를 달라고 할 수가 없게' 됐다는 판단이다.

정 의원과 남경필·구상찬·임해규·정두언·김세연 의원 등 쇄신파 의원들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재창당 문제를 논의했다.

모임이 끝난 뒤 남경필 의원은 "(쇄신파 안에서) 재창당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상황이며, 그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쇄신파 내에서도 재창당에 대한 의견통일이 되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정두언 의원도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재창당할 경우 당의 자산도 포기해야 하고 4월 11일 총선 때까지 시간도 촉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 국민에게 확실히 보이지 않겠나"라면서도 "재창당을 하려면 여러 세력이 붙어야 하는데 여러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통합당 등 야당을 보면 밖에 새로운 당을 만들고 이것과 통합하는 방식으로 신당을 만들었다"고 말해, '제3지대 신당창당'방식도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정태근, 쇄신파에 '재창당 안 되면 탈당' 제안

탈당한 정태근 의원은 밖에서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고승덕 돈봉투' 사건에 대해 "한나라당은 자기를 정화하거나 혁신할 능력을 상실했다"며 "당내 쇄신파 의원들이 당당하게 당 해체와 재창당을 요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저와 김성식 의원은 재창당없이 근본적인 변화가 어렵다고 봤기에 탈당했는데, 당 해체와 재창당이 도저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내 쇄신파 의원들이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에게 '한당 해체를 각오하고 재창당해 건강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게 안 된다면 당신들도 그 당에 있을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재창당이 안 된다면 탈당하라'고 제안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