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한겨울 도심서 열린 '전통문화체험', 근데 좀 아쉽네

14~15일 서울 북서울 꿈의 숲에서 진행...관람객 몰려 체험 힘들어

등록|2012.01.16 11:13 수정|2012.01.16 11:13

▲ 굴렁쇠를 굴리는 준현군의 모습 ⓒ 주미지


서울시가 주최하고 우리은행이 후원하는 전통문화한마당이 북서울 꿈의 숲에서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열렸다.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무형문화재 이수자 등 전통장인들의 참여를 통해 아이들에게 잊혀져가던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 전통문화마당에서는 가훈 써주기, 짚풀공예, 도예체험 등을 소개하였으며 전통놀이마당을 통해서는 제기차기, 굴렁쇠, 윷놀이, 팽이, 투호, 떡메치기 등 다양한 우리네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전통놀이는 아이들에게 매우 큰 관심을 얻었는데 올해로 9살이 된 심준현 어린이는 "어제 공원에 놀러왔다가 굴렁쇠를 처음 해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랑 다시 왔어요"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예체험의 강사로 나선 전원도예연구소의 도예명장 박광천씨는 "이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아이들에게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데 아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관심을 보이고 흥미로워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운영 책임자인 용성진 과장은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시민들에게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것을 기억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전통문화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어른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은 그동안 이론으로만 배웠던 내용을 직접 체험하며 우리네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 대형 윷놀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 주미지



그러나 이러한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실제로 시민들은 다양한 행사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실제로 행사시간은 11시, 1시, 3시 총 세 타임으로 나눠져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밝힌 행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체험장들이 문을 닫아 시민들이 불만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행사측 관계자는 17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원래 명시된 체험시간이 있지만, 많은 시민들이 1시간 이상 먼저 와 있어서 조기 마감된 것 같다"며 "강사가 시간당 소화할 수 있는 인원이 있기 때문에 무한정으로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때문에 시작시간에 맞춰서 온 시민들은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쌍문동에서 왔다는 심은진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기회가 될 것 같아 왔지만 실제로 1시에 와서 지금껏 한 것은 고작 도예체험밖에 없었다"며 "사람도 너무 많고 줄이 길어 제대로 체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학부형은 "행사가 있는지 모르고 놀러왔다가 우연히 들르게 되었는데,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다음 행사부터는 뭔가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 참가자는 "무료로 진행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재료가 일찍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차라리 1000원정도라도 입장료를 내게해서 사람들이 조금 덜 붐비게 한 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 윷놀이에 참여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행렬 ⓒ 주미지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