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도심서 열린 '전통문화체험', 근데 좀 아쉽네
14~15일 서울 북서울 꿈의 숲에서 진행...관람객 몰려 체험 힘들어
▲ 굴렁쇠를 굴리는 준현군의 모습 ⓒ 주미지
서울시가 주최하고 우리은행이 후원하는 전통문화한마당이 북서울 꿈의 숲에서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열렸다.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무형문화재 이수자 등 전통장인들의 참여를 통해 아이들에게 잊혀져가던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 전통문화마당에서는 가훈 써주기, 짚풀공예, 도예체험 등을 소개하였으며 전통놀이마당을 통해서는 제기차기, 굴렁쇠, 윷놀이, 팽이, 투호, 떡메치기 등 다양한 우리네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도예체험의 강사로 나선 전원도예연구소의 도예명장 박광천씨는 "이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아이들에게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데 아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관심을 보이고 흥미로워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운영 책임자인 용성진 과장은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시민들에게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것을 기억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전통문화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어른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은 그동안 이론으로만 배웠던 내용을 직접 체험하며 우리네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 대형 윷놀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 주미지
그러나 이러한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실제로 시민들은 다양한 행사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실제로 행사시간은 11시, 1시, 3시 총 세 타임으로 나눠져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밝힌 행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체험장들이 문을 닫아 시민들이 불만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행사측 관계자는 17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원래 명시된 체험시간이 있지만, 많은 시민들이 1시간 이상 먼저 와 있어서 조기 마감된 것 같다"며 "강사가 시간당 소화할 수 있는 인원이 있기 때문에 무한정으로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때문에 시작시간에 맞춰서 온 시민들은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쌍문동에서 왔다는 심은진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기회가 될 것 같아 왔지만 실제로 1시에 와서 지금껏 한 것은 고작 도예체험밖에 없었다"며 "사람도 너무 많고 줄이 길어 제대로 체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학부형은 "행사가 있는지 모르고 놀러왔다가 우연히 들르게 되었는데,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다음 행사부터는 뭔가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 참가자는 "무료로 진행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재료가 일찍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차라리 1000원정도라도 입장료를 내게해서 사람들이 조금 덜 붐비게 한 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 윷놀이에 참여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행렬 ⓒ 주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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