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강등... 사르코지 재선 '빨간불'
대선 3개월 앞두고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직격탄... "개혁안 마련할 것"
▲ 프랑스 시민들이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시위와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안 제시를 보도하는 AFP통신 ⓒ AFP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주말 S&P는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독일과 함께 유로존의 재정위기 해결을 주도해왔던 프랑스는 36년 만에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지난달 경제 각료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만약 최고등급을 잃게 된다면 나는 끝난다(I'm dead)"고 말했을 정도로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사르코지는 가장 강력한 대권 라이벌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에게 밀린 것은 물론이고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의 거센 추격으로 재선은커녕 1차 투표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올랑드가 부진한 사이 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한때 10% 이상 벌어졌던 지지율 차이를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불과 2%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사르코지는 다음달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지지율 상승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S&P가 신용등급 강등을 발표하면서 재선 가도가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올랑드 측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은 물론이고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놓고 여전히 최고등급 'AAA'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에게 주도권을 뺴앗길 가능성도 높아졌다.
더구나 극우성향의 르펜은 더 나아가 "프랑스가 살아남는 길은 유로화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면 프랑스는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공약까지 내걸고 있다.
사르코지는 신용등급 강등이 발표되자 "우리의 용기를 보여주고 싸워야 한다"며 "이달 말까지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위기에 몰린 사르코지가 과연 어떤 승부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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