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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행자와 찾은 룸비니

2012년은 룸비니 방문의 해

등록|2012.01.25 10:24 수정|2012.01.25 10:24
한 수행자와 함께 룸비니를 찾았다. 룸비니를 찾으면서 처음으로 버스를 이용했다. 룸비니까지 거리는 210km 내외다. 아침 7시 차에 올라 카트만두 시내에서 두 군데 정차해서 손님을 태운 버스는 오전 8시에야 카트만두를 출발했다. 룸비니까지 다시 두 번 식사를 위해 정차한 버스는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룸비니 동산에 도착했다.

한 수행자의 뒷모습걸어오는 사람들은 티벳인들이다. 걸음을 옮겨 딛는 수행자의 뒷모습이 결연하다. ⓒ 김형효



대성석가사에 깃든 해아침 해가 대성석가사에 안기는 느낌이다. 대성석가사는 황룡사를 원형대로 재건했다고 한다. 룸비니 ⓒ 김형효



우리는 곧장 룸비니에 있는 한국 사찰 대성석가사를 향해 걸었다. 올해는 네팔 정부에 의해 룸비니 방문의 해로 지정되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나 과거보다 많은 방문객들이 눈에 띠었다. 특히 티벳 승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많았다. 룸비니에 들어서며 무언가를 향해 손을 든 마야데비 혹은 아기 석가로 보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룸비니 동산에 조성된 공간 안으로 들어섰다. 한국에서 온 수행자의 뒷모습이 무거운 짐을 진 듯 보였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은 한결 가볍기만 하다. 저무는 해를 향해 깊이 걸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잠들어가는 해를 보았을 뿐이다. 우리는 깨어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라면 날마다 깨어나기를 희망한다. 아침이 오듯 자신의 마음에 대지가 드넓은 광야이기를 희망한다. 새해가 밝으면 새해가 밝아서 한해가 가면 한해가 가는 것을 계기 삼으면서 말이다.

맑은 물에 법륜처럼룸비니 동산에 조성된 조형물이 룸비니 천에 비춰 법륜처럼 윤회의 형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 김형효



수행자들이 걷고 있다.세계 각국의 불자들의 발길이 잦아들고 있다. 룸비니를 걷는 수행자들은 무슨 사색을 담아갈까? ⓒ 김형효



나와 한 수행자, 네팔의 한 화가 그렇게 일행이 된 세 사람도 그런 뜻을 마음에 담고 룸비니 동산을 걸었다. 그리고 한국 사찰 대성석가사에 짐을 풀었다. 대성석가사에는 그 어떤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마도 숙식이 되는 이점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든 것으로 이해된다. 이미 한국의 템플 스테이가 유럽에도 많이 알려져서 예전에 한 유럽 관광객은 한국 체험을 계기 삼아 머문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해가 떠오르는 대성석가사에는 깊은 사색이 스미는 느낌이었다. 떠오르는 해가 대성석가사를 향해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짧은 일정 탓에 바쁜 발걸음을 시작했다. 아침 공양을 마친 후 2012년 룸비니 방문의 해를 맞아 조성되고 있는 각종 조형물들을 보았다. 3월로 예정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룸비니 방문은 그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네팔 신문 방송에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룸비니 방문과 한국의 룸비니 동산 조성에 대한 지원 관련 기사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룸비니 방문의 해룸비니 방문의 해를 맞아 행사를 위한 단을 만들고 있었다. 오는 3월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 김형효


세속의 부재를 즐기는 혹은 떠난 수행자들이 걷고 있다. 그들이 걸어오는 길을 우리가 간다. 법륜의 희망을 안고 룸비니 동산에 조성된 맑은 천에 인간이 조성한 조형이 윤회를 연상하게 한다. 생과 사, 현실과 미래 혹은 과거 등등이 한 줄로 이어진 것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것만 같다. 맑고 맑은 세계에서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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