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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못 내려가지..."

가고싶어도 못가는 사람, 갈 수 있지만 가지 않는 사람들

등록|2012.01.27 19:02 수정|2012.01.27 19:02
지난 22일부터 24일은 우리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였다. 설날 무렵이면 추석과 함께 '민족대이동'이 화두가 된다. 평소에 자주 보지 못했던 친척들과 고향에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명절 연휴가 되면 고향을 찾는 인파가 물결을 이루기 마련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민족대이동의 주요 이동수단이었던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이용객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 대신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힘든 명절준비를 대신해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거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행객이 작년보다 17% 증가한 27만여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래 최다 수치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그저 일종의 휴가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명절연휴 해외여행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고향에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다.

광주광역시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아무개(43)씨는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느냐는 물음에 "우리같이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은 고향 내려갈 엄두도 못 낸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는 그냥 전화통화로 서로 안부 전할 뿐이지 뭐 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번 설 연휴 해외여행객이 사상 최대라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얼마나 기다리실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우리같이 가고 싶어도 못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 보면 쉽게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며 "최소한 명절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어떤 이들은 명절 연휴에 고향에 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여행을 간다. 반면 어떤 이들은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매일 일을 해야 하는 사정 때문에,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사정 때문에 보고 싶은 가족들을 뒤로한 채 생업에 몰두한다.

명절연휴에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절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해외에 가족이 있어 설 연휴를 부득이 하게 해외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고, 또한 평소 갈 수 없었던 해외여행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을 수 있어 그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쉽게 볼 수 없던 친척들과 고향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시간이며,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경제적인 어려움을 포함한 여러 사정으로 인해 고향에 가고는 싶지만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명절만큼은 온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면서 웃음꽃이 피는 명절연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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