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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신곡문학상' 대상에 수필가 맹난자

28일 전주 전북대 최명희홀에서 시상식...본상 이은희, 조병렬 공동수상

등록|2012.01.30 08:41 수정|2012.01.30 08:41
수필과비평사(회장 라대곤)가 주최하는 2012년 제17회 신곡문학상 시상식이 28일 오후 4시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최명희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정환 <수필과비평> 발행인을 비롯, 라대곤 회장, 정종명 한국문협 이사장과 진동규 부이사장, 정군수 전북문협 회장, 이현수 수필과비평 회장, 김우종ㆍ김상태ㆍ유한근 문학평론가, 양병호 전북대인문대학장, 수필과비평작가회 회원과 수상자 가족 친지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신곡문학상 시상식 제17회 신곡문학상 시상식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현수 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 신영규


수필과비평작가회의 김용순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수필가 맹난자씨의 수필집 <그들 앞에 서면 내 영혼에 불이 켜진다>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본상에는 이은희(충북 청주 출생)씨의 수필집 <생각이 돌다>, 조병렬(경북 경산 출생)씨의 <왕대밭에 왕대 나고>가 공동수상했다. 대상 수상자는 200만 원, 본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1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신곡문학상 시상식 제17회 신곡문학상 시상식에서 수필과비평 발행인 서정환 사장으로부터 대상을 수여받고 있는 맹난자 수팔가. ⓒ 신영규


이와 함께 수필과비평 신인상 시상식에서 2011년 10월호에 <미로게임>이라는 작품으로 당선된 김정아(전북 임실 출생)씨 외 14명이 함께 수상했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맹난자씨는 "검붉은 흙이 드러난 곳에 어떤 한 남자가 붕대로 온몸을 친친 감고 누워 있었다. 석관도 없이 맨땅에 누운 그 사람은 평소 지인이었는데, 붕대를 감아 흰 옷차림이 된 그 사람에게 누군가 흙을 한 줌 끼었다. 내 차례가 된 것 같은데 왜 그런지 나는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어떤 사람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타나 내 오른손에 염주를 쥐여주면서 저기 누워 있는 사람이 가져다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염주를 들어 쳐다보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이게 과연 길몽일까, 흉몽일까 생각했는데 며칠 뒤 수필과비평사로부터 신곡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받았다"는 소상한 꿈 얘기를 통해 수상 소감을 피력했다.

신곡문학상 시상식 제17회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자 이은희씨가 수필과비평 발행인 서정환 사장으로부터 상해와 상금을 수여받고 있다. ⓒ 신영규


본상 수상자 이은희씨는 "부족한 사람을 문학의 길로 안내한 스승님과 신곡문학상이란 날개를 달아준 수필과비평 서정환 사장님, 그리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린다"며 "새는 두 날개로 날아간다. 하지만 멀리 날아가려면 온몸으로 날아야한다. 나 또한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고자 무진 애를 쓰고 있다. 나의 글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되길 원한다. 세파에 꺾이지 않는 문사가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조병렬씨는 "글을 쓰면서 마음의 눈도 귀도 한층 밝아졌고, 숨어 있는 또 다른 자아도 만나고, 무심했던 이웃과 풀 한 포기에도 사랑을 느끼며,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었다"며 "한 편의 작품이 독자에게 작으나마 감동을 주고 즐거움이나 교훈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곡문학상 시상식 제17회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자 조병렬 씨가 수필과비평 발행인 서정환 사장으로부터 상패과 상금을 수여받고 있다. ⓒ 신영규


맹난자씨는 <에세이문학> 발행인과 한국수필문학진흥회장을 역임하였고 <빈 배에 가득한 달빛>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기억하라> <라데팡스의 불빛> 등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현대수필문학상, 남촌문학상, 정경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곡문학상 수상자들. 좌로부터 대상 맹난자, 본상 이은희, 조병렬 씨 제17회 신곡문학상 수상자들 좌로부터 좌로부터 대상 맹난자, 본상 이은희, 조병렬 씨 ⓒ 신영규


이은희씨는 200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였다. 저서로는 <검댕이> <망새> <버선코> <생각이 돌다> 등이 있으며 <에세이포레> 편집위원, 충북수필문학회 주간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종명 한국문협 이사장 제17회 신곡문학상 시상식 후 정종명 한국문협 이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신영규


조병렬씨는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하였고 저서로 <왕대밭에 왕대 나고>가 있으며 대구문인협회 수필분과위원장, 수필문예회장, 수필과비평작가회의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수필과비평> 발행인 서정환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1년 중 1월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많은 <수필과비평> 회원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라고 말문을 연 뒤 "수필이 변두리 문학이라고 천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수필과비평>은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향상에 힘을 쏟은 결과 현대수필 100인선을 완성했으며, 수필문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수필연구소를 개설해 질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군수 전북문협 회장 제17회 신곡문학상 시상식에서 정군수 전북문협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신영규


축사에 나선 정종명 한국문협 이사장은 "자신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진학을 놓고 아버지와 갈등을 빚었는데, 그 이유는 아버지는 월급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지려면 취직이 잘되는 과를 선택하라고 권유했으나 자신은 그를 마다하고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를 원했더니 아버지는 '작가란 다리 밑에서 밥을 얻어먹는 거지나 다름없다. 네가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에 스스럼없이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그 후로 원하는 대학에 가서 문학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당시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우종 문학평론가의 문학강연 제17회 신곡문학상 시상식 후 문학평론가 김우종 씨가 "수필의 예술성과 과제"라는 주제로 문학강연을 하고 있다. ⓒ 신영규


이어 정 이사장은 "문인은 버림받은 사람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글을 써야 하며, 행동도 그렇게 해야 하고 정직하지 않으면 작가가 아니며, 특히 수필문학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신곡문학상 시상식 후 대상 수상자 맹난자 씨와 기념촬영 좌로부터 서정환 수필과비평 발행인, 신곡문학상 대상 수상자 맹난자 씨, 수필가 최병호 씨. ⓒ 신영규


한편 이날 시상식 후 김우종 문학평론가의 '수필의 예술성과 과제', 맹난자씨의 '나의 문학 나의 인생'이란 주제로 문학강연이 이어져 참석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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